1995년 최대 화제 드라마 SBS '모래시계'의 건달과 검사가 이번에는 동지로 만났다. MBC 블록버스터 사극 '태왕사신기'의 최민수와 박상원이 그 주인공이다. 12년 만에 한 드라마에서 다시 만난 그들. 어느덧 얼굴에 살짝 주름 진 중년의 모습으로 변했지만 연기력은 한층 원숙해졌다. 처형장 앞에서 "나 떨고있니" 명대사를 나지막이 읊었던 카리스마 최민수는 사악한 고음에 염소 수염을 단 화천회 장로로 변신했다. 강직한 이미지로 검사의 전형을 보였던 박상원은 아들 호개를 고구려 왕으로 즉위시키기 위해 권모술수를 마다하지않는 호족 연가려로 등장하고 있다. 언제 서로의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면서도 쥬신의 나라를 손아귀에 넣겠다는 야심으로 한 배를 타고 있는 두 사람이다. 시청자들의 사랑과 성원을 한 몸에 받으며 두 주인공으로 나섰던 '모래시계' 때와 달리 지금 '태왕사신기'에서는 제대로 욕을 먹는 악역들인 셈. 그럼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최민수와 박상원의 연기야말로 '태왕사신기'의 시청률 고공비행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