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생 한 번이잖아요. 신인왕만큼은 꼭 갖고 싶습니다".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6강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중앙 수비수 김형일(23)은 올 시즌 K리그 신인왕 등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8일 김형일은 전화 통화에서 "어떤 상이든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신인왕은 평생 단 한 번뿐이니 더욱 욕심난다"고 솔직히 말했다. 김형일은 나란히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는 수원 삼성의 후배 하태균과 경쟁에선 더욱 밀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솔직히 팀 공헌도에선 기복없이 고른 활약을 펼쳐온 자신이 앞선다고 자부한다. 객관적 기록은 조금 부족하다. 올시즌 29경기에 출전해 1어시스트밖에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김형일은 포백 수비진의 가운데를 책임지는 센터백이다. 중앙 수비수보고 골을 많이 넣으라고 요구할 수 없다. "공격수라고 해서 모든 상을 받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기록으로는 제가 불리할 수 밖에 없죠. 그렇지만 저도 (하)태균이만큼, 아니 그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고 자부합니다". 경고가 11회다. 퇴장은 없었으나 파울은 68회나 범했다. 경기당 2~3개 정도씩 휘슬을 울려준 셈이다. 그만큼 파이팅이 넘친다. 김형일 스스로도 이를 인정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 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었어요. 한참 추락했잖아요. 그라운드에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전 결국 활기찬 플레이를 택했습니다". 그러나 김형일은 자신의 플레이에 여전히 불만이 많다. 세련되거나 섬세한 대신 거칠고 투박하다는 지적이다. 야생마같다는 느낌을 받는 한편으로 천방지축, 몸을 사리지 않고 너무 날뛴다는 욕도 가끔씩 듣는다. "김호 감독(님)께선 유기적이고 부드러운 축구를 주문하시는데, 제 플레이는 여기에 녹아들지 않고 거의 다듬어지지 않았잖아요. 너무 튄다는 지적도 많이 받아요". 한 시즌을 마친 지금도 김형일은 바쁘다.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8개 클럽이 참가하는 가운데 벌어질 BTV 국제 토너먼트 대회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에 와서 가장 놀란 것중 하나는 선수들의 몸관리에요. 정규리그 끝나고 조금 쉬었는데 몇번 훈련하니 금세 컨디션이 올라오네요.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까진 완벽한 상태로 만들어야죠". 현재 프로축구연맹에선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2007 K리그 최고의 루키를 찾아라'는 코너를 통해 팬투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도 김형일은 상당히 많은 득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프로축구 신인중 전체 14위로 대전에 입단, 후회없는 시간을 보낸 김형일. 지난 85년부터 시행된 신인왕을 수비수가 차지한 것은 조우석(일화·1991년) 정광석(대우·1993년) 송종국(부산·2001년) 등 3명뿐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