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설기현(29, 풀햄 FC)이 또 결장했다. 지난 주말에 이어 벌써 2경기 연속 결장이다. 설기현은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머지사이드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2007-20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팀도 0-2로 졌다. 선발 출전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교체 멤버로도 뛰지 못했다. 지난 4일 레딩 FC와 경기에 결장한 데 이어 2주 연속 벤치만 지켰다. 반면 설기현의 포지션 결쟁자 사이먼 데이비스와 클린트 뎀프시 등은 예상대로 출전했고, 리저브 멤버로도 디오망시 카마라와 하메우르 부아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풀햄으로 이적해 7경기를 소화, 2차례 선발 출전에 그치고 있는 설기현은 또다시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하게 됐다. 더욱이 프리미어리그는 유로 2008 예선으로 인해 오는 24일 재개될 예정이라 설기현의 실전 감각 공백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 이상한 일이다. 풀햄은 지난 7일 구단 홈페이지에 설기현을 '주목받는 남자'라는 장문의 글로 설기현의 이모저모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여기서 설기현은 자신의 이적에 매우 만족한다고 전했으며 생활이나 여건, 환경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예전 클럽들보다 훨씬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이었다. 그럼에도 설기현의 결장이 길어진 것은 그의 신상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소개의 글이 나온 직후 로리 산체스 감독은 설기현의 능력에 대해 다소 냉랭한 평가를 내렸다. 산체스 감독은 최근 설기현의 경쟁자 사이먼 데이비스의 능력을 극찬해 설기현에게 다소 실망하고 있음을 은연 중 드러내기도 했다. 풀햄이 하위 팀이고 스티브 코펠 감독과 불화를 빚었던 레딩 시절보다 여러 모로 정황이 나았기에 설기현의 잦은 결장은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현재로선 불행하게도 설기현의 결장은 더욱 길어질 것 같다. 지난 여름 피스컵 당시 레딩과 함께 방문했던 영국 기자들이 남긴 "설기현은 겨울이 되면 움추러든다"는 표현이 괜히 신경쓰인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