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VS 그 외 다수, MC 격돌
OSEN 기자
발행 2007.11.11 09: 57

국내 MC의 주도 세력이 둘로 나뉘고 있다. MBC 주말 예능프로‘무한도전’이 버라이어티쇼의 최강자로 장기간 군림하면서 그 출연진들에게 힘이 쏠리는 때문이다. 일찌감치 국민 MC로 자리잡은 유재석이야 그렇다치고, 박명수 노홍철 하하 정형돈 등의 메인 MC급 성장은 방송관계자들조차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현재 ‘무한도전’ 6인 멤버 가운데 정준하만이 뚜렷하게 MC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고 있다. 불러주지 않아서라기보다 연기자로서 영화와 드라마 쪽에 더 치중하려는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다. 유재석은 올 가을 개편을 끝낸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 3사의 4개 간판프로 MC를 맡았다. MBC ‘놀러와’ ‘무한도전’과 KBS 2TV ‘해피투게더’ SBS ‘일요일이 좋다’ 등이다. 지난 4년여동안 인기리에 진행했던 SBS ‘진실게임’을 그만둔 이유는 살인적 일정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여전히 주말 저녁 시간에 그의 얼굴을 TV에서 보지않고 지나치기란 힘든 일이다. 늘 ‘무한도전’의 2인자로 자처했던 박명수는 요즘 신바람을 내고 있다. KBS 2TV ‘두뇌왕 아인슈타인’에 이어 이영자 박수홍이 중도하차한 MBC ‘지피지기’의 진행을 맡아 제 3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동안클럽’도 그의 차지다. 이경규가 그동안 차지하고 있던 MBC 예능에서의 아성을 유재석 박명수 콤비가 이어받는 듯한 모양새다. 정형돈은 케이블 MBC every1 '키친 드림'의 메인 MC로 주류 대열에 합류했고 KBS ‘TV탐험 멋진친구들’과 ‘지피지기’에서도 마이크를 잡았다. ‘돌+아이’ 노홍철은 퀵마우스 별명답게 메인 MC로 고정되는 대신에 수많은 프로의 게스트로 활약하면서 시청자들의 정신을 빼놓고 있다. 하하도 마찬가지. ‘무한도전’계 MC들의 가장 큰 장점은 출연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노는 데 특히 강하다는 것이다. 리얼리티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하는 ‘무한도전’의 성격 자체가 이들 6명의 일치단결된 호흡으로 1시간30여분 방송 시간을 끌어가는 것인만큼 온 몸으로 터득한 생존 전략인 셈. 멤버들간의 우애도 두터워서 서로의 메인 MC 프로에 함께 출연하는 사례가 점차 잦아지고 있다. 또 ‘무한도전’계 MC들은 개별 팬들 이외에 이른바 ‘무한도전’ 마니아로 불리는 강력한 응원그룹을 공유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는 데 일등 공신인 이들은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성원했던 1020 세대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충성도를 자랑한다. 이에 비해 기존의 MC계 강자들은 수성에 급박한 실정이다. 그나마 강호동이 SBS ‘스타킹’과 ‘야심만만’, MBC ‘황금어장’, KBS 2TV ‘해피선데이’등 주요 프로에서 자리를 지키며 선전했을 뿐 이경규 김용만 이휘재 신동엽 남희석 등은 예전의 인기와 방송국내 지명도에 못미치고 있다. 맡고 있는 프로수는 예전에 비해 결코 적지 않지만 그 비중과 질에서는 약세라는 지적이다. 아무래도 이들의 약점은 ‘식상함’이다. 길게는 십수년 동안 일관된 포맷으로 메인 MC를 맡아온 결과다. 또 친근한 이미지로 무장한 유재석 등 캐릭터별 성격이 뚜렷한 ‘무한도전’계 MC들과 달리 출연진을 억누르거나 다소 깔보는 듯한 이들의 카리스마 스타일 진행도 시대 분위기와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합형 ‘무한도전’계 MC들과 카리스마형 기존 MC들의 자리 싸움은 당분간 치열하게 방송가를 달굴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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