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프로농구 1라운드는 '1강 6중 3약'
OSEN 기자
발행 2007.11.11 12: 10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가 지난 10일 3경기를 끝으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10개 구단 모두 9경기씩 전 구단과 대결한 가운데 순위판도도 서서히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1라운드 판도는 1강 6중 3약이라 할 수 있다. 최강 군단으로 복귀한 원주 동부가 1강을 굳건하게 지킨 가운데 대구 오리온스, 인천 전자랜드, 울산 모비스가 3약으로 처진 형국. 나머지 6개 팀들이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중위권 팀들도 굳이 분류하면 ‘3중상’ 및 ‘3중하’로 나눌 수 있다. ▲ ‘1강’ 최강 군단 동부 지난 시즌 갖은 불운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동부는 최강 군단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최근 7연승 포함해 1라운드 9경기에서 8승1패를 거뒀다. 이제 겨우 1라운드를 마친 상황이지만, 2위권 팀들과도 2.0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평균 득실점 마진이 +8.6점에 달하는 것에서 나타나듯 공수 양면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공격 템포가 지난 시즌보다 빨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실점 72.6점으로 이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동부의 힘에는 ‘새로운 삼각편대’ 표명일-김주성-레지 오코사가 있다. 올 시즌 생애 첫 풀타임 주전을 보장받은 포인트가드 표명일은 평균 14.1점·4.0어시스트·3점슛 2.2개로 신기성(KTF) 이적 후 동부의 숙제가 된 리딩가드 문제를 해소시켰다. ‘보물’ 김주성 역시 FA 대박 이후 첫 시즌이지만, 평균 13.1점·5.9리바운드·3.3어시스트·3.0블록슛으로 특유의 부지런함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뽑은 오코사도 평균 19.7점·12.9리바운드·3.1어시스트로 지명순위 값을 하고 있다. ▲ ‘3중상’ LG·SK·KT&G 동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권 팀들은 바로 창원 LG와 서울 SK다. 1라운드에서 나란히 6승3패로 마치며 공동 2위 자리를 공유했다. 1강 동부 다음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두 팀의 수비력이다. 지난 시즌 평균 실점 3위이었던 LG는 올 시즌에도 평균 75.4실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반면 지난 시즌 평균 실점 9위였던 SK는 공격 템포가 훨씬 빨라졌지만 평균 79.6실점으로 이 부문 4위다. 안정된 수비가 안정된 승률을 부르고 있는 것. 조상현·현주엽(LG), 김태술·방성윤(SK)이라는 원투펀치가 있어 득점 쟁탈전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두 팀의 또 다른 강점이다. 이들을 바짝 뒤쫓으며 ‘3상중’으로 편입된 안양 KT&G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외곽 슈터 부재로 개막 2연패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후 7경기에서 5승2패를 올리며 1라운드를 5승4패로 마쳤다. 포인트가드 주희정을 앞세운 전광석화와 같은 속공과 스피드게임이 강점이지만, 그 이면에는 평균 실점 3위(77.7점)에 빛나는 끈끈한 수비가 뒷받침하고 있다. 주희정-은희석-황진원-양희종-이현호 등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 말 그대로 질식이다. ▲ ‘3중하’ KTF·KCC·삼성 부산 KTF와 전주 KCC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는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나란히 4승5패, 공동 5위로 1라운드를 마친 것이다. 두 팀 모두 오프시즌 동안 선수구성에 변화가 많았다는 공통점이 자리하고 있다. KTF는 신기성·송영진, KCC는 추승균을 제외하면 주전 라인업 등 핵심선수들이 모조리 바뀌었다. 조직력을 가다듬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KTF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전후로 3연승을 내달리며 상승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KCC는 아직 의문 부호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평균 실점 9위(84.8점)의 수비 조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서장훈을 보내고 보상선수로 이상민을 데려온 서울 삼성도 1라운드 결과만을 놓고 볼 때에는 KCC와 다르지 않았다. KCC와 마찬가지로 1라운드를 4승5패, 공동 5위로 끝냈다. 높이 대신 스피드를 택했지만 1라운드를 통해 기복 심한 경기력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개막 2연패 후 4연승 그리고 다시 3연패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 행진이었다. 팀 스피드는 몰라보게 빨라졌지만, 명확하지 않은 가드진의 역할분담과 높이 약화를 어떻게 극복해 기복을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 ‘3약’ 오리온스-전자랜드-모비스 ‘부상의 덫’ 만큼 무서운 적은 없었다. 대구 오리온스와 인천 전자랜드는 1라운드에서 나란히 3승6패라는 미덥지 못한 성적과 함께 공동 8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오리온스는 ‘절대 핵심’ 김승현과 로버트 브래넌, 전자랜드는 베테랑 조우현·김성철의 부상 공백이 컸다. 조타수를 잃은 오리온스는 방향타를 잡지 못하며 방황을 거듭했고, 전자랜드는 이적생 이한권과 정영삼·한정원 등 젊은 피들이 분전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구멍이 숭숭 뚫리며 안정적인 경기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디펜딩 챔피언에 빛나는 울산 모비스는 아예 10개 구단 중 최하위로 1라운드를 마감하는 수모를 겪었다. 승리를 구경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쉽지 않아졌다. 양동근·김동우·크리스 윌리엄스의 공백이 그만큼 크다. 김학섭은 양동근, 키나 영은 윌리엄스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만큼이나 수비에서도 타격이 컸다. 모비스의 평균 실점은 지난 시즌보다 무려 7.3점이나 떨어졌다. 2시즌 연속 전체 1위였던 평균 실점이 올 시즌에는 8위(84.7점)로 추락했다. 함지훈과 김효범 그리고 박구영 등 유망주들의 성장만이 모비스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원주 동부-서울 삼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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