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따의 공백은 너무 컸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의 ‘가을 잔치’는 쓸쓸히 막을 내렸다. 프로축구 최고의 용병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브라질 출신 모따가 빠진 성남의 공격은 항상 2% 부족했다. 찬스까지는 엮었지만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이처럼 모따의 빈 자리가 클 것이라 예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극명했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9골-2도움을 올렸던 모따가 지난달 14일 전남 드래곤즈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무릎 인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정작 진짜 잔치에는 초대받지 못했다. 골 감각도 탁월했지만 성남이 가장 아쉬운 것은 모따가 가진 환상적인 드리블 실력과 날카로운 패스였다. 공격의 시발점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스리톱의 핵심인 모따가 투입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된다. 수비진이 온통 모따를 봉쇄하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이다. 모따가 전력에서 빠진 뒤 치른 첫 경기부터 성남은 삐걱거렸다. J리그 챔피언 우라와 레즈와 격돌한 AFC(아시아축구연맹) 4강 2차전에서 성남은 모따의 공백을 절감하며 무너졌다. 물론 승부차기 패배였지만 성남이 전체적인 공격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모따가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지난 4일 포항과 챔피언 결정전 1차전도 그랬다. 모따가 없는 성남의 공격은 무뎠고, 결국 포항이 3-1 승리를 거두며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어설 수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늘 "모따가 없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지만 실제적으로 모따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성남은 끝내 졌다.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도 트로피를 놓쳐버린 성남. 11일 오후 3시 홈에서 열린 챔피언전 2차전에서 공격의 고삐를 쥐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모따 없어도 잘할 수 있는 성남? 애써 부인하고 싶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