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김기동, 17년 만에 첫 우승
OSEN 기자
발행 2007.11.11 16: 59

김기동(35, 포항)의 플레이는 깔끔하다. 어느 팀을 가더라도 그는 자신의 몫을 다하고 묵묵히 팀을 위해 플레이하며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이제까지 김기동의 플레이를 지켜봐왔던 이들은 너무 깔끔한 것이 김기동의 한계라고 한다. 팀을 구할 수 있는 폭발력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김기동 역시 시즌 내내 "우리 팀은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 며 아쉬워했다. 이같은 탄식에는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불만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김기동에게 남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있으니 바로 노력과 끈기가 있었다. 91년 프로에 입단한 김기동은 17년 동안 남다른 자기 관리를 보여주며 필드 플레이어로서는 최다인 426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이같은 노력과 끈기는 결국 김기동의 오랜 고민이었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게 했다. 김기동은 포스트시즌을 보내면서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모습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양 날개인 박원재와 최효진이 공격에 나가면 자신이 뒷공간을 적극 커버하면서 그들의 공격력을 키웠다. 또한 김기동은 허리에서 따바레즈를 도왔다. 황지수와 더불어 더블 볼란테로 나선 김기동은 따바레즈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었고 동시에 2선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지난 울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김기동은 이광재의 골을 이끌어내는 스루패스로 팀을 구원했다. 자신의 능력보다는 팀플레이를 통해 포항의 한계를 넘긴 김기동. 프로 데뷔 17년 만에 우승을 맛본 그에게는 진정 '살아있는 전설' 이라는 칭호마저 부족하게 느껴진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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