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시민 1200여명이 왕복 4차선 도로를 7시간 점령했다. 시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말아톤’ 정윤철 감독의 신작이자 황정민 전지현의 호흡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CJ엔터테인먼트 제작)를 촬영하기 위해서다. 전주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이날 촬영은 자신을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남자(황정민 분)와 그를 취재하던 PD 송수정(전지현 분)이 길거리에서 대형 퍼레이드(환경보호 시위대의 콘서트)에 합류하는 장면이다. 전주시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해 전주시내 왕복 4차선 도로 촬영을 허가했고, 시내 곳곳에 영화 촬영 협조와 양해를 구한다는 플랜카드를 붙여 촬영에 큰 도움을 줬다. 뿐만 아니라 500여명의 보조출연자들이 대기했지만 구경하던 700여명의 전주시민들이 동참해 대규모 인파가 어우러지는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대규모 군중 장면인 만큼 통제가 어려울 법도 하지만 NG가 나면 천여명의 관중들이 박수와 연호로 배우들을 격려하고 OK 사인이 나면 모두 기뻐하며 촬영을 즐겼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여기에 록밴드 크라잉넛이 친환경적 가사가 인상적인 ‘안녕 고래’를 열창하며 실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유일한 작가의 ‘어느날 갑자기’에 수록된 단편을 원작으로 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시청률 대박을 꿈꾸는 휴먼극장 PD가 자신을 슈퍼맨이라고 믿는 한 엉뚱한 사나이를 취재하면서 벌어지는 유쾌하고 따뜻한 감동을 담은 휴먼드라마. 10월 15일 크랭크인 후 현재 촬영이 한창인 이 영화는 2008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