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의 V8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한 번 더 포항 스틸러스가 강하다는 것을 재확인했을 뿐이었다. 11일 오후 3시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정규리그 5위 팀 포항 스틸러스가 1위 성남을 제압했다. 챔피언 결정전과 플레이오프 제도로 우승팀 선정 방식에 자칫 논란이 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올시즌 우승은 포항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성남에겐 모든 정황이 좋지 않았다. 총 7회 K리그 정상을 밟았던 성남이지만 딱히 내세울 게 없었다. 그나마 홈경기 3연속 무패와 포항전 홈 5연속 무패(2승3무)라는 정도. 가장 꺼림칙한 것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한 경우가 무려 88%나 됐다는 점이다. 징크스를 본래 잘 믿지 않는 김학범 감독도 이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 종전까지 챔피언전 1차전 10경기에서 2차례 무승부를 제외하면 8차례 경기에서 승패가 갈렸고, 1차전을 승리한 팀은 총 8회 중 7회나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그리고 여지없이 이는 사실로 다가왔다. 성남은 지난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1차전에서 1-3으로 완패했다. 그래도 종료 직전 장학영의 만회골로 희망을 걸었으나 물거품. 올 시즌 3차례 포항과 격돌해 1무2패를 기록하고, 역대 전적에서도 27승28무38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해왔던 성남. 불행하게도 성남은 챔피언전 첫 경기를 패하면 우승컵을 놓친다는 달갑잖은 공식만 재확인했을 뿐이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