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도 외국인 주심 기용' 프로연맹, 고육지책?
OSEN 기자
발행 2007.11.11 18: 06

정규리그 내내 끊임없이 시비와 논란을 일으켰던 심판 판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은 포스트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다. 11일 오후 3시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 포항 스틸러스간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 휘슬도 역시 독일인 주심이 잡았다. 지난 98년부터 분데스리가서 휘슬을 불었던 이벤트 회사 간부 피터 가겔만(39) 씨는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경기에서 무난한 판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파란 눈의 외국인 주심이 휘슬을 잡은 것은 지난달 말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준플레이오프부터.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뛴 경험이 있는 국제 심판들이었다. 독일인들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경험. 판정 논란이 한껏 일었던 지난 2003년과 2004년 K리그 무대를 밟은 바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규리그처럼 다음 기회가 있는 게 아니라 단판 승부로 플레이오프 이후 경기가 진행됐던 만큼 애초에 논란의 불씨를 잠재울 필요가 있었다. 효과는 있었다. 홈팀이나 원정팀 모두 독일인 주심의 판정에 대체적으로 승복하는 모습이었다. 웬만한 상황에서는 선수들이나 벤치 모두 가만히 있었다. 물론 챔피언 결정전 2차전 도중 선수들이 조금 흥분하는 사태가 발생하며 찬물을 끼얹지나 않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별다른 시비나 사고없이 경기가 마무리됐다. 사실 독일 심판들은 양 팀 모두에게 어드밴티지를 부여하지 않았다. 플레이 도중 위험하다 판단되면 단호한 판정으로 상황을 정리했고, 선수들의 흥분을 진정시켰다. 경기가 쓸 데 없이 지연되는 일도 없었다. 프로연맹은 이들의 활약에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연맹 관계자는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게 시비로 불거질 수 있었는데 전혀 사고가 없었다. 다행이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큰 경기에서 국내 심판들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가 외국인 주심을 도입한 배경이었던 미봉책이었기 때문에 씁쓸함 만큼은 어쩔 수 없었던 ‘가을 잔치’였다. yoshike3@osen.co.kr 피터 가겔만 주심.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