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서 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11일 도쿄돔서 벌어진 코나미컵 결승전서 다 잡았던 우승을 역전패(5-6)로 아쉽게 놓친 김성근 SK 감독의 얼굴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얼마나 우승을 간절히 원했는지 새삼 짐작할 수 있었다. 김 감독과 공식 회견장에 등장한 이진영과 김재현 역시 어느 때보다 진한 아쉬움을 연발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김 감독과 선수들은 낙담과 좌절보다는 한국 야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소감은. ▲김성근 감독=우승을 놓쳐 너무나 아쉽다. 마음 같으면 또 한 번 붙었으면 좋겠다. 힘에서 졌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은 열심히 잘 해줬지만 마지막에 조금 아쉬웠다. 코나미컵 참가를 통해 한국 야구가 인정받을 수 있게 된 점은 만족스럽다. 김재현=우승을 못해서 아쉬운 면이 있지만 나름대로 최선 다했다. 일본전에서 1승 1패였는데 뒤지지 않는 점 보여줬기에 아쉽지만 위로로 삼겠다. 내년엔 꼭 우승해서 기쁨을 맛보도록 하겠다. 이진영=너무 아쉽다. 눈 앞에 둔 우승인데 졌다. 내년에 다시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뒤 코나미컵이 열린다면 우승을 놓치지 않겠다. -(이진영에게) 국제대회에 유독 강한 이유는. ▲8회 홈런은 팀이 지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운이 좋았다. 국제경기뿐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좋은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집중해서 잘 된 것 같다.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격차에 대해. ▲김성근=중반 이후 2점 리드 당했지만 9회까지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연장전도 대비했다. 마무리 정대현을 못 써서 조금은 아쉽다. 마지막까지 와서 승부를 원점에 돌린 점 자체는 우리나라 야구의 힘이다. 과거 같으면 따라잡지 못했을 것이다. 8회말 2사 1,2루에서 결정타가 안 나와서 아쉽게 됐다. 1991년 슈퍼게임 때만 해도 한일간 차이는 확실히 있었다. 그러나 16년 지나서 아주 가까이 접근했다.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 오기 전만 해도 팀 대 팀은 열세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얼마든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 생겼다. 언젠간 추월할 수 있는 계기가 이번에 만들어졌다고 본다. 김재현=1994년 프로에 입단해서 오키나와 캠프서 주니치와 연습경기를 해봤다. 실력에서 한 수 아래라고 인정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해보니까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고 믿게 됐다. 이진영=국제대회에서 일본과 많은 경기를 해봤는데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과 대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에 나온 주니치 선발 투수 정도의 수준은 한국에도 있다. 거의 대등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