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성남, 더 허탈했던 정규리그 1위
OSEN 기자
발행 2007.11.12 07: 50

쉽지 않았던 과정이었다.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뼈아팠다. 8개월간의 대장정. 결국 성남 일화의 올 시즌은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며 다른 13개 구단의 견제 속에 매경기 치열한 접전을 벌여야 했던 성남. 유난히 힘겨운 시즌이었다. 정규리그 중반까지는 쾌조의 진군이었다. 첫 경기서 전남과 1-1로 비긴 뒤 제주와 2차전서 2-1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8월 15일 수원에 1-2로 질 때까지 15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이어진 울산과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으나 포항과 경남에 연이어 1-2로 무릎을 꿇어 처음으로 2연패의 쓰라림을 경험했다. 연패를 당하자 순위도 한 계단 추락했다. 개막전 이후 두어 차례 5, 6위로 내려앉은 것 외에 줄곧 선두를 고수하던 성남은 2연패 여파로 인해 수원에 이어 2위로 떨어졌다. 다른 클럽들이 아시안컵으로 인해 휴식기를 보낼 때 한중일 클럽 챔피언 대항전인 A3대회와 피스컵 대회 등에 연이어 참가하며 쉼없이 일정을 소화한 탓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선수들이 극복할 문제였다. 9월 2일 대전에게 2-1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한 성남은 강릉 전훈을 통해 심기일전의 기회를 잡았다. 전훈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선수들의 노련미는 다시 살아났고, 성남은 이어진 전북과 부산전에서 각각 2-1, 3-1 승리를 거둬 선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위기. 성남은 9월 30일 인천전 1-1 무승부와 10월 7일 FC서울전 0-0 무승부로 인해 2위로 내려앉아 1위 등극에 적신호가 켜졌다. 위기 속에서 성남의 투혼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성남은 지난 10월 10일 대구FC와 원정전에서 0-1로 끌려가다 역전승을 올렸고, 1위를 탈환해 정규리그를 제패한 것. 하지만 마지막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성남은 1차전에서 정규리그 5위로 올라온 포항에 1-3으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2차전도 패배, 한 많은 올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가 끝난 뒤 포항 선수들의 뒷풀이를 등진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성남 선수들의 모습은 유독 쓸쓸해 보였다. 정규리그를 거머쥐고도 정작 챔프에는 못오른 아이러니컬한 상황.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을 위로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성남 관계자가 남긴 “정규리그서도 잘하고도 우승하지 못하느냐”는 볼멘 한마디는 더욱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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