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부재' 포항, 유소년 육성 중요성 일깨웠다
OSEN 기자
발행 2007.11.12 09: 17

유소년 축구를 왜 육성하는가. 대답하기 곤란했던 질문의 해답을 포항 스틸러스가 명쾌하게 설명했다. 지난 11일 오후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음에도 끝내 우승을 차지한 그들에게 '작은 기적'이란 평가도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동안 아낌없는 투자에 대한 값진 산물이었다. 무엇보다 클럽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유소년 축구 육성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이미 대스타로 성장한 선수를 비싼 이적료를 주고 영입하는 대신 포항은 될 성 부른 꿈나무들을 직접 길러 프랜차이즈 선수로 키워내 15년 만에 4번째 우승으로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포항은 2003년 K리그 구단 중 최초로 초등부에서 고등부까지 유소년 축구를 지원했다. 고등학교만 지원하는 여타 구단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포항은 포철동초와 포철중, 포철공고를 클럽 산하 팀으로 전환했다. 이전에도 브라질 축구 유학 프로그램을 마련해 수많은 유망주를 배출했다. 박주영(서울), 김동현(성남) 등이 브라질 유학 혜택을 받았던 대표적인 케이스다. 무려 수십 억 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됐지만 포항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저변을 확대하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자신들의 의도대로 어린 선수들을 육성했다. 올 시즌 2군 리그에서 MVP를 차지한 수비수 이원재와 '승부차기의 영웅' 신화용, 최고의 미드필더 황진성, 지난 주말 성남과 챔프 1차전에서 골을 넣은 박원재 등이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 다행히 근래 들어 유소년 축구 육성 붐이 일고 있다. 프로축구연맹도 각 구단들에게 유소년 축구를 육성토록 지시했다. 선진국형 시스템이 조금씩이나마 갖춰지는 모양새다. 더구나 유소년 시스템의 원조격인 포항이 K리그에서 우승했기에 이같은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같은 이유로 올 시즌 포항의 우승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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