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호, '아버지의 이름으로'
OSEN 기자
발행 2007.11.13 08: 56

'아버지의 이름으로'. '흑마구의 달인' 전병호(34, 삼성)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자신을 쏙 빼닮은 두 아들이 있다. 지난 8월 19일 둘째 종현이가 태어나기 전 전병호는 "둘째 아이를 위해서 꼭 승리를 따내겠다"고 다짐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종현이에게 승리라는 값진 선물을 전하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전병호는 내달 대만에서 열리는 올림픽 지역 예선전에서 제 몫을 해내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할 각오. 전병호는 이번 대표팀 합숙 훈련 기간 중 본가가 있는 대구에 단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가족들이 눈앞에 아른거려도 하루 뿐인 휴식일에 대구에 다녀오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랜만에 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 만남과 동시에 이별을 고해야 하는 빵점 아빠가 되기 싫었던 것. "둘째 아들 100일 잔치도 못 보게 되었다"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할 정도. 120km 안팎의 직구에도 불구하고 구석 구석을 찌르는 절묘한 코너워크와 다양한 변화구,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이는 전병호는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2경기에 출장, 8승 8패 2홀드(방어율 4.06)를 거뒀다. 시즌 후반기 들어 다소 고전했으나 '흑마구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변화구를 주무기 삼아 좌타자가 주류를 이루는 일본과 대만 타선을 원천 봉쇄할 태세. 아직 정확한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현재로선 중간 계투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전병호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일본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보여준 능력을 인정받아 김경문호에 승선하게 된 것. 2005년(5이닝 1실점 5탈삼진, 방어율 1.80)과 2006년(6이닝 1실점 7탈삼진, 방어율 1.50) 1승씩 따내며 국제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병호는 둘째 종현이에게 '백점 아빠'가 되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종현아, 아빠가 간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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