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올시즌 우승 트로피가 포항 스틸러스 품으로 돌아간 가운데 마땅한 MVP(최우수선수상)와 신인왕 후보가 보이지 않는 게 답답하다. 능력이나 활약 면에서 확고부동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거나 대단한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연맹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타 부재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MVP나, 신인왕이나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14개 각 구단으로부터 추천받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기자단 투표가 진행되고 다음달 6일 열릴 프로축구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 무엇보다 우승팀에서 배출되는 MVP를 가늠하기 어렵다. 관례는 아니지만 단 한차례를 제외하면 시즌 MVP는 K리그 우승 팀에서 배출됐다. 99년 안정환(부산)을 제외하면 나머지가 그랬다. 결국 포항에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일단 노장 김기동과 포스트 시즌에서 주역으로 우뚝 선 공격수 박원재 등이 있다. 박원재의 경우 파리아스 감독으로부터 "단연 MVP감이다"라는 칭찬을 받았다. 김기동은 30경기에 나서 4골-1도움을 올리는데 그쳤으나 젊고 무명인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팀을 이끌었던 공로는 높이 살 만 했다. 재미있게도 4골은 이광재의 7골에 이어 팀내 2번째 기록이다. 박원재는 올해 22경기에 나서 3골-1도움을 기록했다. 그 중 2골-1도움을 플레이오프에서 만들어냈다. 챔피언 등극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해낸 셈이다. 만약 우승팀이 아닌 다른 곳에서 MVP가 뽑힌다고 가정할 때 가장 유력한 선수는 바로 경남FC의 스트라이커 까보레다. 브라질 출신의 까보레는 올해 18골을 잡아내 득점왕에 등극했고, 어시스트도 8개나 기록했다. 그러나 경남의 성적이 MVP를 부여할만큼 좋지는 않다. 정규리그에서 4위에 그쳤고, 잔뜩 기대를 모았던 6강 플레이오프에선 첫 상대 포항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가을 잔치'를 마무리했다. 한편 신인왕도 MVP 양상과 똑같다. 예전처럼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인재가 없다. 수원 삼성의 공격수 하태균과 대전 시티즌의 주력 수비수 김형일의 2파전 양상이다. 모두가 "평생에 한번뿐인 신인왕을 반드시 수상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태균의 경우, 18경기에 나서 5골-1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더 이상의 족적은 남기지 못했다. 반면 김형일은 29경기에 나서 1도움을 기록했다. 그 중 정규리그는 21경기이고 1경기를 빼면 전부 풀타임을 소화했다. 일단 임팩트나 포인트에서는 하태균에 확실히 밀린다. 그러나 김형일의 포지션이 수비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추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팀 공헌도에선 일찍 엔트리서 빠진 하태균보다 김형일이 앞선다는 것이다. 고만고만한 후보들로 채워진 MVP와 신인왕.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고 뜨거웠던 정규리그와 포스트 시즌을 생각한다면 시상식 열기는 이렇다할 감흥은 없다. yoshike3@osen.co.kr MVP 후보인 포항 김기동과 경남 까보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