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 伊 축구팬 난동, 하위 리그에도 영향
OSEN 기자
발행 2007.11.13 09: 19

끝없는 관중 소요 사태와 이로 인한 불안정한 치안으로 이탈리아 축구계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그 파장은 세리에A를 넘어서 하부 리그에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원정 응원에 나선 축구팬들이 난투극을 벌이다 이를 진압하던 경찰관이 쏜 총에 청년 한명이 숨지는 것으로 관중 소요가 시작됐다. 라치오와 유벤투스 서포터의 시비로 비롯된 난투극을 본 경찰이 공중에 총을 쐈지만 라치오 팬으로 알려진 가브리엘레 산드리는 불행히도 그대로 사망했다. 이번 사고의 파장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그간의 모든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나온 듯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작심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흥분한 500여명의 로마 시내 축구팬들은 올림피코 스타디움 인근의 경찰서를 습격해 난동을 피웠고, 여기서 경관 40명 가량이 팬들에게 폭행당해 중경상을 입었다. AC밀란과 아탈란타의 경기가 치러진 베르가모에서도 흥분한 팬들이 경찰 기물을 파손시키는 등 거친 행위가 이어졌고, 다른 구장에서도 그라운드 팬 난입 등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부랴부랴 이날 예정된 AS로마-칼리아리 경기를 연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한번 불붙은 팬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도 경관이 사망하는 관중 난동이 벌어져 관련 구단에 책임을 물어 무관중 경기라는 중징계를 내린 이탈리아 축구계였지만 불과 1년도 채 안돼 비슷한 일이 터져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와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지난 12일 폭력 관중사태와 더불어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조속한 사태 해결과 근절 대책 마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안 카를로 아베트 이탈리아 축구협회장은 "관중 사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모든 리그는 시작할 수 없다"면서 "세리에A뿐만 아니라 다른 하위 리그도 마찬가지"라며 폭력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일단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관중 난동에 대한 단기적 처방으로 세리에B, 세리에C 등 하부 리그의 모든 경기를 일주일 이상 연기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태의 발단이 된 세리에A는 유럽 선수권 예선 일정으로 오는 주말 열리지 않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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