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용 뺀’ 대표팀, ‘발야구’로 성공할까
OSEN 기자
발행 2007.11.13 17: 06

모양새가 좋지는 않다. 지상목표인 올림픽 예선전 통과를 위한 최상의 팀을 구성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탈락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오는 12월초 대만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야구예선전에 출전하는 김경문(두산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12일과 13일 잇달아 ‘국제용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12일에는 ‘단골 국가대표’로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했던 베테랑 우타 외야수 박재홍(34. SK)을 빼고 발빠르고 수비력이 좋은 ‘젊은 피’ 민병헌(20)을 대체선수로 상비군에서 발탁했다. 이어 13일에는 ‘국민 우익수’라는 칭호를 들으며 국제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한 좌타 외야수 이진영(27)을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김경문 감독은 박재홍에 대해서는 “당초 박재홍은 주전은 아니었다. 박재홍은 나이도 있고 벤치에 앉는다면 모양새가 그리 좋지는 않다. 더욱이 기동력 야구를 펼치기 위해서 민병헌을 선택한 점도 작용했다. 일단 민병헌을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기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이진영을 제외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 대표팀에 외야수 좌타자들이 많다. 많이 고민했지만 대표팀 사정상 이진영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현실적으로 이진영을 톱타자로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자면, 둘다 기동력에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밀린 것이 탈락의 주요인이었다. 올해 한국챔프인 SK 소속으로 둘은 1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07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 출전, 한국대표로 SK가 돌풍을 일으키는데 기여했으나 대회가 끝나자마자 비보를 접해야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대표팀 탈락 소식을 전해들은 둘은 대표팀이 이미 전지훈련을 캠프를 차린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미 지급받은 대표팀 유니폼 등 장비를 반납하라는 통보와 함께. 둘은 지난 달 7일 발표한 대표팀 5차 엔트리(33명)에 포함돼 지난 1일 대표팀 공식훈련 소집에 참석한 뒤 코나미컵 출전을 위해 대표팀과 떨어져 소속팀 SK에서 훈련했다. 신고만 한 뒤 한 번도 대표팀 훈련에는 참가하지도 못한 채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다. 졸지에 대표팀에서 제외된 한 선수는 “대표팀 전력 구성차원에서 제외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럴 거면 대표팀 엔트리에 왜 넣었다가 훈련 한 번 못한 상태에서 빼는지 모르겠다”며 모양새가 이상해진 것에 씁쓸해했다. 어째든 ‘김경문호’는 베테랑 국제용 선수들을 제외하고 발빠르고 수비력이 좋은 신예들을 집중 기용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소속팀 두산에서 올해 보여줬던 ‘발야구’로 이번 올림픽 예선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김경문 감독의 빠른 선수들을 앞세운 ‘발야구’가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sun@osen.co.kr 박재홍-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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