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권상우가 이번에는 언론 폭력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선정적인 언론 보도가 지난 1년 내내 자신을 괴롭혀온 조직폭력 위협의 악몽을 잊기위해 애썼던 그의 등을 절벽 아래로 떠미는 모양새다. 조직폭력의 실체를 까발리기에 겁을 내는 일부 언론이 대신에 대중 흥미의 먹잇감으로 톱스타 권상우를 이용하고 있어 문제다. 조직 폭력과 연관이 된다는 것, 일반 시민이라면 누구나 상상하기 조차 싫을 정도로 무섭고 끔찍한 일이다. 동네 건달이 사소한 시비를 걸어와도 살부터 떨리는 게 보통 사람이다. 톱스타라고해서 남 다를 일이 아니고 공권력의 특별한 비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미 권상우는 국내 폭력조직의 거물을 수사하기 위해 그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려는 검찰 때문에 여러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본인과 그 측근들의 함구에도 검찰이 '권상우가 조직폭력 보스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언론에 흘린 내용과 이를 계속 뻥튀기하는 보도들로 한동안 홍수를 이뤘기 때문. 이같은 검찰 조사가 일단락되고 영화 촬영에 매진하던 그는 최근 '권상우를 법원이 강제구인했다'는 등의 근거없는 오보들로 재차 삼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계속 침묵하던 그는 13일 오후 전 매니저 백씨의 항소심 재판에 자신의 법원 자진 출두를 강제 구인으로 오도하는 일부 언론 보도들이 터져나오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승헌 지성 등과 함께 영화 '숙명' 촬영으로 숨 돌릴 틈조차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합의9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열린 전 매니저 백모씨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자진 출석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권상우가 증언을 거부해 강제구인을 당했다'는 보도들이 잇따르자 끝내 분노를 터뜨린 것. 측근에 따르면 권상우는 "내가 죄인도 아니고 피해자인데 법정에서 증언을 마다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권상우는 '숙명'의 촬영 지연으로 개봉날짜까지 늦춰지는 어려움 속에서 증인 출석을 위해 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나 조폭이란 영화속 코미디나 액션으로 충분한 소재지, 실생활에선 멀리 다른 나라 얘기로 남기를 바란다. 톱스타라고 다를바 없다. 쌍절곤을 휘둘러 학교 짱을 제압하고('말죽거리 잔혹사'), 조폭 두목을 쫓다가 같은 경찰의 집중 사격에 목숨을 잃는 형사('야수), 또는 조폭의 아들로 학교 짱을 먹고 있는 말썽꾸러기 고교생('동갑내기 과외하기)이었지만 권상우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평범한 시민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한류 스타'라는 특수 조건으로 조직 폭력과의 연결 빌미가 생긴 탓에 갖은 고초를 겪었다. 이에 언론이 조직폭력 보다 권상우에 초점을 맞춘 선정성 기사로 북치고 장구를 쳤음에도 그는 계속 입을 다물어 왔다. 왜? 누구나 그렇듯이 권상우는 조폭과 연관되는 자체가 무섭고 싫기 때문이다. 언론이 조폭의 무서움에 몸을 사리려는 한 개인의 불상사를 남의 집 불구경하기는 커녕 오히려 부채질을 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