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제자의 영화 데뷔에 자작시 선물
OSEN 기자
발행 2007.11.14 08: 42

'밀양'의 거장 이창동 감독이 영상원 제자의 장편 데뷔 영화에 자작시 한편을 선물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 동네에 사는 두 명의 살인마 이야기 '우리동네'(오브젝트 필름, 정길영)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동네'의 정길영 감독은 이 감독에게 시를 선물 받은 뒤 그 시에 멜로디를 붙여 영화 엔딩을 수 놓은 OST곡으로 만들었다. 스승의 은혜에 가장 어울릴만한 감사 표시인 셈이다. 정 감독과 이 감독의 만남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학생으로 당시 교수 재직중이던 이 감독 수업을 누구보다 열심히 들었다. 졸업 후에도 그는 평소 존경했던 스승에게 자신의 첫 영화를 가장 앞서 선보이며 조언을 부탁했던 것. 이 감독은 영화 감상을 간단하게 적어 제자에게 보냈고, 정 감독은 "영화 안에서 소설가 경주의 글로 사용할까도 했었지만 오히려 영화의 본질을 꿰뚫은 주제를 전달한 글이란 생각에 그 느낌을 비밀스럽게 포장했다. 그래서 마지막 엔딩 부분에 이탈리아어로 변환한 곡을 삽입해 마무리 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동 감독의 시 '우리동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오늘도 우리동네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늘도 자신의 비밀을 알기 위해 어디론가 달려가고 춤을 추고 노래하고 어딘가에 쓰러져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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