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스무고개 게임을 하는 모양이다.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 공백이 길어지면서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코치들을 품고 있는 구단들도 덩달아 바쁘다. 최근 SK 와이번스 민경삼 운영본부장은 이만수(49) 수석코치와 독대를 가졌다. 코나미컵이 끝날 무렵 민 본부장은 “야구계에 이 코치님이 롯데의 신임 감독이라는 말들이 많다. 정말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만수 코치는 “무슨 소리냐. 난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민 본부장은 지난 겨울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있던 이만수 코치를 영입하는 데 앞장섰던 당사자로 이 코치는 내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상태이다. 민 본부장은 이 코치가 롯데 신임 감독으로 가게 된다면 계약관계를 논의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 코치가 적극 부인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이 같은 일이 생긴 것은 LG 트윈스도 마찬가지였다. LG 구단에는 시즌 종료 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롯데 감독 출신인 양상문(46) 투수코치가 있다. 양 코치는 일찍부터 언론에서 롯데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언급됐다. 양 코치도 이만수 코치와 마찬가지로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이에 LG 구단도 본인에게 직접 확인 작업에 들어갔고 양 코치는 제의받은 적이 없다는 답을 내놓아 일단락됐다. 김연중 LG 단장은 “감독으로 가게 된다면 계약기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도 풀어주는 것이 관례 아니냐”며 양 코치가 롯데 감독으로 복귀하는 데 걸림돌이 없음을 밝혔다. SK나 LG 모두 두 코치를 심혈을 기울여 모셔온 귀중한 인물이지만 모든 야구인들의 최고 꿈인 감독을 맡게 된다면 남은 계약문제를 논의할 의향이 있었던 것이다. 또 구단으로서는 만약 코치 중에 타구단 감독이 나오게 되면 그 빈 자리를 빨리 메워야 하기에 미리 확인 작업을 벌인 것이다. 물론 두 코치 중에 한 명이 전격적으로 감독 제의를 받고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롯데 구단 고위층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는 감독 후보 리스트에 포함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신임 감독 선정이 늦어지면서 소속팀 코치 중 감독 후보설이 나오고 있는 타 구단들도 확인 작업을 벌이느랴 분주해지고 있다. 이제 롯데 신임 감독은 롯데 구단뿐만 아니라 나머지 7개 구단 전체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7개 구단들이 소속팀 코치들에게 감독 제의설을 확인한 결과 '사실 무근'으로 밝혀지면서 롯데의 사상 첫 외국인 감독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sun@osen.co.kr 롯데의 부산 사직구장 홈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