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스승의 마음. 속된 말로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차우찬(20)과 정현욱(30)의 성장을 지켜보는 양일환 삼성 투수 코치의 마음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지난 달 29부터 괌에 차려진 삼성의 마무리 캠프에서 투수 가운데 차우찬과 정현욱의 급성장이 가장 돋보인다. 청원고(전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뒤 지난 1996년 삼성에 입단한 정현욱은 체격 조건(187cm 85kg)이 좋고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미완의 대기'로 평가 받았다. 정현욱은 국보 투수 출신 선동렬 삼성 감독이 지도자로 데뷔한 2004년에서야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해 4승 5패(85⅔이닝 81피안타 42볼넷 67탈삼진 32자책점)에 방어율 3.36을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의 새 바람을 일으킬 기대주로 각광받았으나 병역 비리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8월에 돌아온 정현욱은 11경기에 등판, 1패 1세이브(방어율 5.52)를 거뒀다. 이번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투수 가운데 최고참인 정현욱은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내년 시즌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정현욱은 "벌써 고참 대우를 받을 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다.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아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해 내년에는 반드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좌완 차우찬도 이번 캠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 올 시즌 23경기에 출장해 승패없이 방어율 6.11에 그친 차우찬은 캠프에 참가한 투수 가운데 가장 페이스가 좋은 편. 양 코치는 "직구의 구위가 좋기 때문에 변화구 구종 습득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금 페이스라면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고교 시절 전국 최고의 좌완 투수로 명성을 떨친 차우찬은 아마 무대에 이어 프로 무대에서도 이름을 널리 알릴 각오. "올해까지 프로에 대한 적응기간이라고 보고 내년에는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what@osen.co.kr 차우찬-정현욱=삼성 라이온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