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6패. 현재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2007 FIVB(국제배구연맹) 여자 월드컵 3라운드까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남긴 성적표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8위에 처져 있어 이 대회 상위 3개국에 주어지는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초라하지는 않다. 혹시나 하고 기대도 했기에 아쉬움도 크지만 희망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차세대 거포로 굳게 자리매김한 김연경(19, 흥국생명)과 배유나(18, 한일전산여고)의 활약이다. 김연경과 배유나는 한국 여자배구의 산실인 한일전산여고 2년 선후배 관계다.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 콤비의 플레이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층 더 발전했다. 김연경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107득점을 올렸다. 대회에 출전한 전체 선수 중 9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스파이크로만 100득점을 했고, 블로킹 6개와 서브로 1점을 잡았다. 왼쪽 무릎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김연경은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주며 매 경기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 팔색조 공격은 다른 국가들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배유나의 모습도 놀라웠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GS칼텍스행이 확정된 배유나는 대표 2년차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자신감 넘치는 공격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대회에서 배유나는 총 90점을 올렸다. 김연경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는 것. 김연경은 공격에 탁월한 재주를 보이지만 배유나는 리베로를 제외하고 모든 임무를 소화한다. 배유나는 70점 중 51득점을 스파이크로 올렸고, 블로킹도 15개나 잡아냈다. 서브 에이스도 4개나 성공시켜 이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토종 공격수로서의 임무를 다한 셈이다. 여자배구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연경-배유나 콤비. 이번 월드컵서 객관적인 성적은 좋지 않아도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은 이들이 있기 때문에 내년 치러질 세계 올림픽 예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한국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