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의 군기 반장이 돌아왔다. 실력과 보스 기질을 갖춘 내야수 조성환(31)이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마무리 훈련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충암고-원광대를 거쳐 지난 1999년 롯데에 입단한 조성환은 거인 군단의 주전 2루수로 뛰며 2003년 129경기에 출장, 타율 3할7리(486타수 149안타) 6홈런 38타점 73득점 23도루로 맹활약을 펼쳤으나 이듬해인 2004년 병역 비리에 연루돼 현재 부산 동래구청에서 공익 근무 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오는 12월에 전역할 예정인 조성환은 팀 훈련에 합류하기 위해 그 동안 단 한 번도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복귀에 대한 강한 열의를 드러냈다. 팀 내 주전 선수들의 연령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편. 젊은 선수들을 이끌 리더가 없다는 지적 속에서 조성환의 복귀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 이상구 롯데 단장도 "조성환이 합류하면 선수단 리더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말할 정도. 손민한(32)에 이어 내년 시즌 롯데 주장 1순위로 손꼽힌다. 박영태 수석코치도 조성환의 성실한 훈련 태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 코치는 "3년간의 공백이 있으나 갓 입단한 신인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조성환의 각오도 남다르다. 마무리 훈련 중 자체 청백전을 통해 잃어버린 경기 감각도 많이 끌여 올렸다. 입대 전 텃밭이었던 2루를 되찾려는 조성환은 '야수 최고참' 박현승(35)을 비롯, 수많은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 조성환은 "내가 없는 동안 후배들이 위협적일 만큼 성장했다. 선배의 입장으로서는 좋은 일이나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장은 주전은 어렵지만 신인의 자세로 노력해 1군 무대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에게 본보기로 삼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것이 조성환의 생각. "내가 후배 시절에는 박정태 코치와 공필성 코치 같은 선배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 돌아온 '군기반장' 조성환이 선수단을 휘어 잡으며 내년 시즌 팀의 도약에 앞장 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