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원주 동부는 지난 14일 1라운드서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서울 SK를 25점 차로 대파하고 9승 2패를 기록하며 역대 최소경기(11경기) 전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하며 시즌 초반 쾌조의 진군을 계속하고 있다. 그야말로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가 따로 없을 정도다. 동부 상승세의 주역으로 풀타임 주전 포인트가드 첫 해부터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표명일 비롯해 김주성·강대협·이광재 등이 차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주목받지 않는 숨은 일꾼도 빼놓을 수 없다. 외국인선수 레지 오코사(27·204cm)가 주인공이다. 오코사는 올 시즌 11경기에 출장,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35.5분을 소화하며 평균 18.0점(9위)·12.3리바운드(3위)·3.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팀 내 1위이며 어시스트도 표명일(3.9개) 다음으로 많다. 야투성공률도 58.1%로 전체 5위이자 팀 내 1위에 올라있다. 압도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고른 성적을 내며 최강군단 동부를 이끄는 핵심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오코사는 지난 7월 열린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동부의 낙점을 받았다. 지난 2시즌 동안 중국리그에서 활약하며 어느 정도 기량을 검증받은 상태였다. 특히 2005-06시즌에는 27.1점(4위)·14.8리바운드(4위)로 맹활약했다. 기대대로 오코사는 한국에서도 안정된 공격력과 보드장악력으로 동부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된 올 시즌 외국인선수 수준에서 오코사는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주성과 이룬 트윈타워도 위력적이다. 과거 김주성과 함께 호흡을 맞춘 외국인 센터로는 데릭 존슨, 리온 데릭스, 자밀 왓킨스 등이 있다. 존슨과 왓킨스가 전형적인 정통센터로서 힘과 높이에서 상대를 압도했다면, 데릭스는 웬만한 가드 못지않은 패스워크로 조화를 이루었다. 오코사는 그 중간이라 할 수 있다. 힘과 높이도 있지만 농구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골밑에서 외곽으로 빼주는 피딩이 좋고 코트를 넓게 활용할 줄 안다는 평이다. 물론 특유의 유연한 훅슛과 리바운드는 오코사의 트레이드마크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센터로 활약한 왓킨스가 코트에서 묵묵히 제 역할에 주력한 것에 비해 오코사는 코트 위에서도 활달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팀 동료가 결정적 슛을 넣으면 두 팔을 번쩍 벌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팀과 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쇼맨십을 맘껏 과시하고 있다. 김주성이라는 보물을 보유해 안 그래도 막강한 동부에 오코사라는 쇼맨십 좋은 수준급 외국인센터까지 가세했으니 당분간 최강군단의 위용이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오코사가 지난 14일 경기서 김주성의 골밑슛이 림을 튕기자 달려들어 덩크슛을 꽂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