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좌완 루키 김광현의 팀 공헌도는 어떻게 책정되어야 온당할까?. 김광현(19)은 정규 시즌 통틀어 3승(7패)을 거뒀을 뿐이다. 후반기 급피치를 올려 평균자책점을 3.62까지 좋게 만들었지만 신인왕 후보조차 오르지 못했다. 전반기 한때 2군까지 강등되는 등, 팀 사상 최고 몸값 신인(5억 원)이란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4차전과 코나미컵 주니치전 승리 단 2승으로 엄청난 임팩트를 일으켰다. 이 2승은 SK의 구단 역사에 있어 가장 빛나는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김광현은 7⅓이닝 무실점 9탈삼진으로 한국시리즈 신인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MVP 투수 리오스를 격침시켰다. SK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의 물줄기를 가져온 승리나 다름없었다. 이어 김광현은 지난 8일 도쿄돔에서 열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주니치전에도 선발로 나서 6⅔이닝 1실점투로 한국팀의 대회 사상 첫 일본전 승리란 쾌거를 선사했다. 유일한 1실점도 구원투수의 홈런 탓에 떠안은 점수였다. 김광현을 키워낸 김성근 SK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내년부터 한국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주니치전 선발에 대해서도 "지더라도 김광현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애정과 기대를 드러냈다. 한국야구의 미래이자 SK의 확실한 에이스감으로 대우해 준 것이다. 이렇게 잠재 기대치가 크고, 전국이 주목한 빅 매치에서 환상투를 두 차례나 펼쳐낸 김광현이지만 한편으로 한국시리즈와 코나미컵은 보너스 게임이란 한계를 지닌다. 이러다 보니 SK 수뇌진 역시 김광현의 2008년 연봉 스탠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적잖이 곤혹스러운 양상이다. 이와 관련 코나미컵 대회 도중 도쿄에서 만난 신영철 SK 사장은 "김광현이라고 예외를 두진 않겠다"는 원칙론을 밝혔다. 막판 2승이 SK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였지만 정규시즌 성적에 가장 큰 가중치를 부여하는 연봉 산정의 원칙을 훼손하진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7년 연봉 2000만 원을 받았던 김광현의 연봉은 지난해 단숨에 1억 원으로 점프했던 류현진(한화) 만큼의 파격 인상이 되진 않을 것이 유력하다. 다만 신 사장은 "우승 기여에 따른 인센티브는 따로 책정할 것"이라고 언급, 공헌도를 잊지 않고 있음을 주지시켰다. 가장 연봉 매기기 어려운 김광현에 대해서도 SK 프런트가 원칙론을 천명한 만큼 올 겨울 SK의 연봉 협상 가이드라인은 '메인은 정규시즌 성적, 플러스 알파로 우승 공헌도'로 짜여질 전망이다. 물론 선수 측과 온도차는 있겠지만 SK 프런트 역시 인상 요인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여느 해처럼 순조롭게 SK의 스토브리그가 마감될지 주목된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