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과 '디워', 평단과 관객이 갈라설 때
OSEN 기자
발행 2007.11.15 09: 56

올 해 관객과 평단의 시선이 극과 극으로 나뉜 대표적 영화로 '디워'와 'M'을 들수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디워'의 최종 성적은 785만명, 사실상 일반 개봉을 마무리한 'M'은 43만명 동원에 그쳤다.(15일 오전 현재) 그러나 관객 숫자에 상관없이 올 겨울 주요 영화시상식에서 '디워'가 찬밥 신세인 반면에 'M'은 대한민국영화대상 8개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요즘 영화계의 화두인 평단과 관객층의 대립 구조 심화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올 여름 막을 올린 심형래 감독의 '디워'는 관객과 평단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었을 정도로 두드러진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한마디로 '영화도 아니다'라는 전문가 평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심 감독이 오로지 한우물을 판 자랑스런 결과물' '기존 충무로 영화들 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반론을 제기하며 팽팽히 맞섰다. 인터넷과 방송, 지면매체 등이 온통 '디워' 논쟁을 도배하면서 이 영화는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방학철 가족단위 관람객에다 10, 20대를 주축으로 중년층까지 가세하면서 800만명 가까운 관객이 300억 원짜리 용의 전쟁을 관람했다. 이에 비해 이명세 감독의 'M'은 크랭크인 부터 평단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출발했다. 톱스타인 강동원이 주연으로 나선 'M'은 부산국제영화제 프리미어 시사 때도 폭발적인 취재 열기를 누렸고 이 감독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 심리는 한껏 높아졌다. 정작 개봉후 '영화가 어렵다'는 입소문이 퍼진게 결정타였다. 관객이 원하는 구도는 재미와 작품성, 작가주의를 세 점으로 삼각형으로 그렸을 때 재미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다. 거꾸로 'M'은 작가주의 쪽에 편향된 성격이 강했고 당연히 흥행에서는 좌절을 겪었다.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영화적 상상을 마음껏 스크린에 그려놓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았던 경우와 마찬가지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도 비와 임수정 등 톱스타 출연으로 겉포장 만큼은 명장의 손으로 만들어진 상업영화에 가까웠다. 이 때 극장에 티켓을 사들고 간 관객들이 느끼는 기분은 배신감이다. 평론가들의 혹평에 아랑곳하지않고 당당히 한국영화 역대 흥행영화 톱 10안으로 진입한 '디워'는 어떨까. '디워' 역시 만만찮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어 심 감독의 차기작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디워'를 열광적으로 성원하는 네티즌 입소문을 믿고 극장에 들어섰던 관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부족하다"라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 이 쪽의 속마음은 실망에 가깝다. 결국 'M' '디워' 처럼 평단과 관객 입소문이 양 극으로 나뉠 때 실수요자 관객들은 혼란을 겪게되고 정확히 자기 기호에 맞는 영화를 고르기 힘들어진다. 평론가라면 'M'의 작가적, 영화적 성취도를 칭찬할지언정 일반 관객들이 티켓 한장의 재미를 추구하는데 적합하지 못하다는 도움말 한마디를 적어줬으면 어땠을까. '디워'를 일방적으로 성원한 팬들도 자성해야할 부분이 있다. '디워'는 '내가 재밌게 본 영화니 다들 재밌어 해야한다' 식의 막무가내식 입소문 몰이에 따른 폐해를 드러냈기 때문. 이에 반대되는 의견에는 돌팔매를 서슴치않는 행태까지 나왔고 결국 나중에는 '디워' 안티의 급증을 불렀다. 상대(이명세 심형래 감독 등)에 대한 도를 지나친 애정이 자기 중심적 21세기 소년을 만들어내지 않나 우려되는 게 요즘 극장가 분위기다. mcgwire@osen.co.kr 'M'과 '디워' 포스터. /제작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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