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스날, 그리고 아르센 웽거 감독이다. 조셉 블래터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이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을 언급, 용병들을 대거 보유한 아스날에 불똥이 떨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로 인정받으면서 각 대륙으로부터 엄청난 자본이 몰리고, 내로라하는 스타급 선수들이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집중 타깃이 아스날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아스날은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가 거의 없다. 특히 웽거 감독이 주로 활용하는 선발 라인업에는 단 한 명도 없고, 리저브 1순위로 신예 공격수인 시오 월코트가 있을 뿐이다. 아스날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시즌서 무패 행진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잉글랜드 축구계와 언론들은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엄청난 고액을 들여 완성된 판타지 스타들을 영입하는 대신 신예들을 고루 투입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만 웽거 감독이 그나마 인정받을 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용병 쿼터제에 반대하고 있는 인사로 비쳐지고 있다. 비단 국제 축구계 수장 블래터 회장만 용병 제한을 언급한 게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외국인 선수를 줄이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했고, 첼시의 전 사령탑 조세 무리뉴 감독도 "외국 선수들로 라커룸을 채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도 자국 대표팀의 유럽 선수권 예선 탈락 위기를 의식한 듯 "발전을 위해서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외국 선수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이같은 주장에 가세했다. 아스날이 잉글랜드 축구계의 온갖 비난을 듣는 이유는 또 있다.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어린 유소년들을 데려올 때, 잉글랜드 내부가 아닌 주로 아프리카 등 제3 대륙에서 헐값에 사들이기 때문. 모두가 부러워하는 클럽 시스템의 전형적인 틀을 갖추고 있지만 잉글랜드 자본을 들여 타국 선수를 키운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급추락과 함께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화두, 외국 선수 제한 논쟁. 웽거 감독과 아스날은 정말 좋은 시즌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 같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