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치명적인 부상 이겨낸 '악마' 박용욱의 열정
OSEN 기자
발행 2007.11.15 14: 15

육체 스포츠인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프로농구를 보면 과격한 신체적 접촉 등으로 원하지 않는 불의의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많은 선수들이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채 사라져갔고, 부상을 이기고 당당하게 복귀에 성공해 스포츠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주는 선수들도 있다.
그만큼 부상은 위험하고 치명적인 것이다. 지난 10일 SK텔레콤 '악마 토스' 박용욱(24)이 4개월간의 긴 공백을 깨고 복귀를 선언했다. 팀은 2-3으로 패해 승리가 빛을 보지 못했지만, 어깨 부상과 양 손 건초염이라는 부상을 극복하고 프로리그서 1년여만의 거둔 승리라 그 의미가 컸다.
박용욱의 부상은 아직 쾌유되지 않은 상태. 하지만 박용욱은 3개월에 한 번 씩 주사를 맞아가는 치료와 더불어 손목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물리치료로 생각보다 빠르게 출전을 강행할 수 있었다. 박용욱은 게임계에서는 베테랑에 속하는 '올드게이머'이다. 2001년에 데뷔한 경력 7년차이다.
박용욱은 "정말 경기에 나가고 싶었고, 게임이 하고 싶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뭔가를 해내고 싶었다. 손목 부상이 완치한 상태는 아니지만,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출전을 자원했다"며 출전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용욱의 열정을 알수 있는 말이었다.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열정'은 가장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올드게이머의 투지와 투혼이 e스포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정 이상의 기량이 없으면 출전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들의 열정은 아직 식지 않은 것이다.
SK텔레콤 T1 서형석 코치는 "사실 이번 출전에서 박용욱 선수의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부상을 훌륭히 극복하고 돌아와줘서 대견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뒤 ""박용욱과 최연성 선수는 T1의 핵심적인 선수들이다. 이들이 T1의 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신인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지만, 신인들의 3~4승보다 이들의 1승은 힘이 더 되고 이번 후기리그 판도에서 변화의 키로 작용할 것이다. 후배게이머들도 이들 선배게이머들의 노력하는 모습에 자극받기 때문"이라고 앞으로 후기리그 판도에 대해 예측했다.
사실 서 코치의 말대로 후기리그 상위권 팀을 살펴보면 CJ는 박영민, 르까프는 오영종, 온게임넷은 전태규, MBC게임은 박지호 등 팀의 맏형들이 무게 중심을 잡고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손목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꾸준히 갈고 딲으며 멋지게 복귀에 성공한 박용욱이 남은 후기리그 기간동안 어떤 활약을 할지 주시해 보자.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