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모비스 2-2 트레이드, 어떤 효과?
OSEN 기자
발행 2007.11.16 08: 00

[OSEN=이상학 객원기자]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는 지난 15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형수(29·180cm), 김두현(27·188cm)이 SK에서 모비스로 옮기는 대신 김학섭(25·183cm), 이병석(30·190cm)이 모비스에서 SK로 유니폼을 바꿨다. 한창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시즌 초반 갑자기 터진 트레이드인 만큼 의외라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최근 2% 부족한 행보를 보인 SK와 디펜딩 챔피언에서 최하위로 처진 모비스로서는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2대2 트레이드도 그 승부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SK, 김학섭+이병석 김진 감독과 김태술의 가세로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한 SK는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하며 중위권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수비 조직력과 백업 포인트가드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최근 5경기에서 SK는 경기당 평균 89.8실점을 헌납했으며 김태술도 1라운드 초반에 비해 다소 고전했다. 특히 상대 슈터를 잠재줄 수 있는 수비의 스페셜리스트 부재로 인해 외곽에서 다득점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고, 김태술의 체력을 세이브해줄 수 있는 백업 포인트가드 부재도 아쉬웠다. 그런 면에서 김학섭과 이병석의 가세가 SK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학섭은 올 시즌 주전 포인트가드로 올라섰지만 부담감 탓인지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올 시즌 10경기 평균 9.3점·3.7어시스트. 어시스트를 턴오버로 나눈 수치인 ATR도 1.68로 평균 이하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양동근의 백업 포인트가드로 수준급 활약을 펼친 만큼 SK에서도 백업 포인트가드로 김태술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김태술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얼마나 줄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원가드로 팀을 이끄는 SK에서는 김태술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김태술이 체력적으로 또는 활동량에서 부족함을 드러낼 때 김학섭이 기용돼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병석 역시 SK의 수비를 강화시켜줄 확실한 자원이다. 이병석은 모비스의 '질식 수비라인'에서도 가장 돋보인 선수였다. 그러나 FA 대박을 터뜨리고 맞이한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공격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3점슛을 5개밖에 넣지 못했으며 3점슛 성공률도 26.3%에 불과했다. 양동근과 크리스 윌리엄스가 사라지자 오픈 찬스가 현저하게 줄어든 탓. 하지만 SK에서는 김태술이 있는 만큼 찬스를 보다 많이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병석은 수비에서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렇다 할 전문 수비수가 없었던 SK에서 이병석은 공격수보다는 수비수로 중융될 전망이다. ▲ 모비스, 전형수+김두현 지난 시즌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에 빛나는 모비스지만 올 시즌에는 심각한 전력 누수를 보이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결정적으로 포인트가드 부재가 뼈아프게 나타났다. 양동근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학섭은 개인 공격력은 물론 경기 조율과 패스워크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효범 등 나머지 동료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모비스는 평균 78.4득점으로 이 부문에서 9위에 그쳤으며 야투성공률도 47.5%로 8위였다. 무엇보다 양동근처럼 꽉 막힐 때 공격을 풀어줄 확실한 가드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전형수를 불러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5시즌 만에 모비스로 컴백한 전형수는 고려대 시절부터 공격력이 좋은 단신 가드로 주목받았다. 지난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여수 코리아텐더(현 KTF)에 지명됐는데 이는 김승현(오리온스·3순위)보다 높은 지명순위였다. 데뷔 첫 해였던 2001-02시즌 평균 15.6점으로 득점력을 과시한 전형수는 이듬해 모비스로 이적해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들며 핵심멤버로 활약, 모비스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LG-SK를 거쳐 다시 모비스로 돌아왔다. 왼손잡이로 재빠른 돌파와 정확한 외곽포라는 장기를 지닌 전형수는 2대2 플레이에도 강점을 지녀 모비스의 공격루트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스 기질을 갖춘 선수인 만큼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도 맡을 전망이다. 전형수와 함께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김두현은 트레이드에 포함된 4명 중 가장 지명도가 떨어진다. 올 시즌에도 3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5년간 2억2000만 원이라는 장기계약을 성사시켰지만 첫 해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병석을 내보냄으로써 샐러리캡을 비우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김두현 역시 신인 시절에는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가능성을 엿보인 바 있다. 유재학 감독이 선호하는 타입이다. 이병석이 나감으로써 김효범·함지훈에게 더욱 힘이 실어지는 가운데 김두현도 분위기 전환용 백업멤버로 수비강화가 필요할 때는 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섭-전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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