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FA를 선언한 김동주(31)가 '꽃놀이패'를 쥐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김동주는 지난 15일 저녁 두산 김승영 단장과 오키나와 현지에서 협상을 갖고 역대 최고액인 62억 원을 제시 받았다. 지난 2004년 말 최대 60억 원에 계약한 심정수(삼성)를 웃도는 사상 최고액 FA 선수의 탄생을 알리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김동주는 "일단 생각해보겠다"며 태도를 유보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동주의 최종 선택이 어떻게 될 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남들 같으면 당장에 도장을 찍을 것 같은데도 김동주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일찌감치 일본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에이전트를 선임했고, 부지런히 일본 구단과 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이전트는 지난 14일에는 직접 오키나와 온나 아카마 구장까지 날아와 접촉했다. 현실적으로 일본 구단에 입단하더라도 김동주는 두산의 제시 조건을 웃도는 금액을 받기는 힘들다. 많아도 1년 1억 엔 이상은 힘들 것이다. 일본팀의 전력 구성이 12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일본 쪽이 힘들 것 같다는 예상이면 우선협상기간(17일 )내에 두산 잔류선언을 할 수도 있다. 더욱이 김동주는 협상 테이블에서 두산의 강력한 의지와 자신에 대한 성의를 분명히 읽었다. 두산은 한국에서 날아와 역대 최고액을 제시해 김동주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해주었다. 김동주는 뿌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동주는 일본쪽의 진행 상황을 기다려볼 수 있다. 우선협상기간을 넘기더라도 두산의 제시조건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여유를 갖고 12월까지 시간을 가질 가능성도 크다. 그때 가서 일본쪽이 여의치 않으면 두산 잔류를 결정하더라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김동주는 15일 오키나와 협상을 마치면서 김승영 단장에게 "일본 진출이 안되면 무조건 잔류하겠다"고 미리 누울 자리를 깔아놓았다. 결과적으로 김동주는 자신의 희망대로 일본 진출을 하든 두산에 잔류하든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셈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