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113승이 남긴 영광의 상처일까. 대표팀 주장 박찬호(34.LA 다저스)가 24시간 동안 마우스피스(이 보호대)를 하고 다니고 있다. 박찬호가 밝힌 이유에 따르면 아랫 이빨이 닳아졌고 이로 인해 악관절 통증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16일 오키나와 온나 아카마 구장에서 가진 상비군과의 평가전에 두 번째로 등판, 4⅔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후 유난히 밝은 표정을 지은 박찬호는 자신의 마우스피스와 관련해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지난 11일 오키나와 출국 당시 공항 인터뷰에 앞서 마우스피스를 빼내는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박찬호는 이날 당시 마우스피스에 대해 묻자 "개인적인 문제"라며 답을 피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아랫니가 상당히 달아져 이빨의 속까지 보일 정도이다. 그래서 턱(악관절)에도 통증을 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아랫니쪽에만 마우스피스를 끼고 있다. 그는 직접 마우스피스를 꺼내보이더니 아랫니를 모두 보여주었다. 실제로 상당 부분이 닳아져 음식을 씹기 어려울 정도로 보였다. 박찬호는 "음식이나 고기를 씹기 어렵다. 그래서 하루 24시간 내내 마우스피스를 끼어야 된다. 안쓰면 아프다"라고 토로했다. 다시 말해 음식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도 모두 포함해 24시간 내내 마우스피스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가 닳아진 이유는 투수들의 특성상 이를 악물고 볼을 던지기 때문이다. 볼을 던질 때 이를 악물면 무려 3톤의 압력이 이에 가해진다는 말이 있다. 박찬호의 마우스피스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미국 무대에서 통산 113승을 올리면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 셈이다. 말 그대로 험난한 메이저리그에서 외로움과 싸우며 이를 악물고 한국인들에게 승전보를 전해준 박찬호였다. 그래도 박찬호는 "뽀뽀할 때만은 마우스피스를 뺀다"며 활짝 웃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