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식객’, ‘육개장’으로 관객들 감동?
OSEN 기자
발행 2007.11.16 18: 07

영화 ‘식객’(전윤수 감독, 쇼이스트 제작)이 관객들에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바로 순종이 먹었다는 ‘육개장’이다. 영화 속에서 순종은 주권을 잃은 슬픔에 탄식하며 식음을 전폐한다. 대령숙수는 이런 임금의 마음을 헤아리고 마지막으로 ‘육개장’을 요리해 올린다. 곡기를 끊었던 순종은 육개장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국물 하나 남김 없이 깨끗이 비우고 승하한다. 관객들의 마음을 찡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왜 순종이 눈물을 흘렸을까? 영화는 육개장에는 조선의 혼과 한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소고기는 살아서 묵묵히 일하는 조선인의 성실한 삶을, 고추기름은 매운맛 그대로 조선의 기개와 강인함을, 토란은 외세에 스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한민족의 항일 의지가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고사리는 들풀처럼 자생력이 강한 조선 민중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영화 속 일본의 후손이 ‘육개장’의 이런 의미를 깨닫고 머리를 조아리며 반성하는 부분에 있어 관객들은 역사적 감정을 단 하나의 ‘음식’으로 풀어낸 메시지에 공감하고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일 영화 ‘식객’을 관람한 조선의 마지막 황손 이석 씨는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으로 “순종황제께서 눈물을 흘리면서 음식을 드셨던 장면이 가장 감명 깊었다”고 밝혔다. “순종황제가 육개장을 먹고 운다는 것은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는 것이다”며 “가슴이 뭉클하다. 저 역시 울었다”라고 덧붙였다. ‘식객’은 개봉 2주 만에 1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식객’ 흥행의 주된 요인으로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시나리오, 다양한 음식들의 향연이 기본이 되겠지만 순종이 눈물을 흘리며 먹었다는 ‘육개장’의 감동 역시 배제할 수 없다. crystal@osen.co.kr 영화 '식객'의 김강우와 임원희.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