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이병석, SK 새로운 활력소
OSEN 기자
발행 2007.11.17 09: 35

[OSEN=이상학 객원기자] ‘저격수’ 이병석(30·190cm)이 서울 SK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올랐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김학섭과 함께 울산 모비스에서 SK로 이적한 이병석은 성공적인 이적 신고식을 치렀다. 이병석은 지난 16일 대구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 왼쪽 발목 부상으로 조기에 코트를 나가기 전까지 11분44초를 뛰며 3점슛 하나 포함 7점·2리바운드·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SK도 이병석의 공수 활약으로 경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오리온스에 86-68로 대승, 2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다. 이적 첫 경기부터 선발 출장할 정도로 김진 감독의 믿음을 산 이병석은 수비에서 상대 주공격수 김병철을 꽁꽁 틀어막고, 공격에서도 내외곽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숨막힐 듯한 1대1 수비로 김병철을 봉쇄한 이병석은 새로운 팀원들과 손발이 맞기 전이지만 스크린을 이용하고 과감히 골밑도 돌파하는 한편 빈 곳에서 3점슛을 꽂으며 활로를 뚫었다. 야투 3개를 던져 모두 넣는 높은 슛 적중률도 과시했다. 경기 후 김진 감독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며 “전문 수비수에 대한 갈증이 있는 팀에 보탬이 될 것이다. 필요하면 득점도 해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많이 시간을 기용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최고참 문경은도 “모비스에 있을 때 이병석이 거친 수비로 항상 날 전담마크했다. 수비수 한 명이 줄어 기쁘다”고 반겼다. 이병석의 가세는 SK에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잠시라도 틈을 놓아주지 않는 질식수비로 유명한 이병석은 파이팅도 남다르다. “점잖은 농구를 한 우리 팀에 거친 파이터가 들어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문경은의 말처럼 공수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석은 오리온스전에서도 발목 부상으로 나간 후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벤치에서 쉼 없는 박수와 환호로 힘을 보탰다. 대전고-명지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부산 기아(현 모비스)에 지명된 이병석은 하상윤(모비스)·표명일(동부)과 함께 몇 안 남은 기아 왕조의 후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04-05시즌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하며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이병석은 지난 2시즌 동안 최강으로 군림한 모비스에 없어서는 안 될 일원으로 활약, 통합 우승의 기쁨까지 맛봤다. 이병석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가 되어 5년간 연봉 2억2000만 원에 모비스와 FA 재계약을 맺었다. 비록 장기계약을 맺은 첫 시즌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병석이었지만 SK로의 이적을 통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병석은 최근 SK가 갖고 있지 못하던 면을 많이 지닌 선수다. 강력한 수비와 넘치는 파이팅 그리고 익숙한 승리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2시즌 동안 철통 같은 수비로 수없이 승리를 맛본 이병석이 저격수의 면모를 이어가며 SK의 부족한 2%를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