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크라우치, 잉글랜드 '주 득점 루트' 부활?
OSEN 기자
발행 2007.11.17 11: 09

어쩌면 전세계 축구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장면일 수도 있다. 실로 오랜만에 잉글랜드 대표팀에 출전한 데이빗 베컴(32, LA 갤럭시)의 환상적인 오른발 어시스트가 터졌다. 17일(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에른트 하펠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오스트리아의 평가전. 전반 44분 베컴이 띄운 오른발 코너킥을 문전에 있던 피터 크라우치(27, 리버풀)가 헤딩 결승골로 연결했다. 실로 오랜만에 다시 보는 플레이였다. 프리킥과 코너킥, 크로스에서 탁월한 오른발 킥 능력을 갖추고 있는 베컴은 '오른발 스페셜리스트'로 불리울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는 대스타. 지난 2006 독일월드컵 이후 베컴은 약 8개월 가량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매클라렌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해왔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이날 베컴은 자신의 98번째 A매치에서 멋진 어시스트와 함께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체적인 활약은 미미했으나 단 한 번의 공격 포인트로 모든 의문을 한순간에 일축시킬 수 있었다. 당초 현지 언론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칼럼니스트는 "매클라렌이 베컴을 기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냉담한 분위기였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물론 베컴이 이번 한 경기를 통해 금세 주전을 꿰찰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드물다. 오른쪽 날개를 맡을만한 선수가 넘친다. 션 라이트-필립스, 애런 레넌, 데이빗 벤틀리 등이 복귀한다면 베컴도 위험해진다. 한편 피터 크라우치의 플레이도 기대 이상이었다. 198cm의 장신을 앞세운 크라우치의 제공권 장악에 오스트리아는 속수무책이었다. 살짝만 뛰어도 크로스바에 닿을 만한 헤딩에 모두가 주눅들 수 밖에 없다. 당연한 포지셔닝이었다. 최전방 꼭지점에 크라우치를 내세우고, 베컴의 측면 크로스를 활용한 득점 루트는 작년 월드컵 때와 다를 게 없었지만 매클라렌 감독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번 오스트리아 평가전은 잉글랜드에게 꼭 긍정적인 부분만 남기지는 않았다. 마이클 오웬이 허벅지 부위 부상으로 또다시 전력에서 빠져나갔다. 결국 크라우치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오는 21일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릴 크로아티아와 2008 유럽선수권 E조 예선 최종전.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베컴과 크라우치의 역할이 훨씬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yoshike3@osen.co.kr 베컴-크라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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