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포항-우라와, 닮은꼴 유소년 정책
OSEN 기자
발행 2007.11.17 13: 42

'챔피언에게는 숨겨진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우라와 레즈. 동아시아 축구를 주름잡는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두 클럽에는 특별한 비책이 있었다. 파리아스 감독과 오직 감독, 외국인 사령탑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유소년 시스템. 지난 4일과 11일 열렸던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디펜딩 챔프 성남 일화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둬 4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포항의 우승은 단순한 운에 의해 이뤄진 게 아니었다. 포항은 철저한 클럽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유소년 축구 육성 분야 대표적인 팀이었다. 과감하고 아낌없는 투자로 쓸 만한 선수들을 키워냈다. 이미 스타로 성장한 선수를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하는 대신 가능성이 있는 꿈나무들을 직접 길러 프랜차이즈 선수로 육성했다. 15년 만의 우승이 괜히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포항은 2003년 K리그 최초로 포철동초와 포철중, 포철공고를 클럽 산하로 전환해 지원했다. 브라질 축구 유학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포항이었다. 박주영(서울) 김동현(성남) 등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올 시즌 2군 리그에서 MVP에 올랐던 수비수 이원재와 '승부차기 영웅' 신화용, 미드필더 황진성, 박원재 등도 포항 유소년 축구 시스템에서 탄생한 새로운 영웅들이다. 일본 J리그를 대표하는 우라와 레즈. 5회째를 맞이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성남과 이란 세파한을 물리치고 정상에 등극한 명문 클럽이다. 이번 주말을 포함해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승점 5만 따낼 수 있다면 올 시즌 J리그도 제패하게 된다. 지난해에 이은 2번째 영예다. 하지만 우라와는 이대로 만족할 뜻이 없다. 이미 잘 짜여진 유소년 시스템을 좀 더 보강하기 위해 올해 말, J2리그 교토 퍼플상가의 야하기 유소년 코치를 영입키로 결정했다. 야하기 코치는 일본축구협회 청소년 담당 기술위원을 역임한 적도 있다. 스포츠호치, 닛칸스포츠 등 일본 현지 언론들도 최근 'J리그 챔피언까지 올해 2관왕을 노리는 우라와가 유소년 정책을 강화하고 차세대 육성을 위해 야하기 코치를 영입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풀뿌리 축구의 집중적인 육성. 생소하지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시즌 2관왕을 노리며 올해 누구보다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포항과 우라와의 유소년 정책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yoshike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