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이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올림픽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17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타슈켄트 센트럴 아미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벡과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90분내내 무기력한 경기 운영 끝에 0-0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2무(승점 11)의 성적으로 조 1위를 지키게 됐지만 이후 펼쳐질 바레인과 시리아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한국보다 한 경기를 덜 치러 3승1패(승점 9)를 기록 중인 바레인이 시리아전에서 승리한다는 것을 가정할 때 오는 21일 오후 8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바레인과 최종전을 반드시 이겨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한국은 박주영과 신영록을 투톱으로 포진시키고, 좌우 측면에 이근호와 이상호를 배치하며 강공을 예고했다. 허리진 중앙에는 기성용과 오장은이 위치했고, 포백 수비에는 김진규와 강민수를 중심으로 좌우에 김창수와 신광훈이 섰다. 지난 아시아 2차 예선과 최종 예선 홈경기를 포함해 지난 3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탓일까. 한국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우즈벡은 초반부터 강공으로 맞서 박성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당혹케 했다. 볼을 찰 때마다 흙이 튈 정도로 군데군데 파인 잔디는 한국 선수들의 잦은 컨트롤 미스를 유도했고, 유기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를 어렵게 했다. 여기에 그라운드로 그대로 내리쬐는 햇볕은 플레이를 더욱 어렵게 했다. 전반전은 우즈벡이 우세한 흐름을 가져갔다. 한국은 전반 16분 박주영의 땅볼 슈팅이 아쉬웠을 뿐, 차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우즈벡의 역습은 매서웠다. 전체 슈팅도 우즈벡이 총 3개로 한국(2개)보다 많이 시도했다. 1분 뒤 우즈벡은 문전 왼쪽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각도를 잡고 전진한 골키퍼 정성룡이 멋지게 막아내며 차단했다. 전반 25분에도 한국은 수비진의 실책으로 상대 공격수 2명이 문전을 파고드는 상황을 내줬으나 김창수가 간신히 볼을 처리했다. 불안한 흐름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전반 27분 어깨 탈구로 오장은이 빠지고, 이요한이 투입된 것을 제외하곤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미드필드의 불안한 패싱과 무의미한 공격은 우즈벡이 쉽게 가로채 역습으로 나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19분 이근호를 빼고, 공격수 김근환을 투입했어도 별 효과는 보지 못했다.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될 때, 후반 36분 한국은 결정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박주영이 중거리 슈팅을 날린 것이 골키퍼를 맞고 나왔고, 이를 2차례 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종료 7분 여를 남기고 이상호를 빼고, 김승용까지 투입 공격진에만 4명을 투입하는 마지막 강수를 뒀지만 효과는 보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bbadagun@osen.co.kr 타슈켄트=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