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은 있는데 선장이 없다. 각기 다른 이유로 국가 대표팀 감독이 공석 중인 한국과 일본 축구계의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 7월 아시안컵 이후 사임을 표명한 핌 베어벡 감독의 후임자를 석 달이 넘도록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이 없는 것은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돌발 상황이다. 이비차 오심 감독이 급성 뇌경색으로 지난 16일 오전 자택에서 갑작스레 쓰러졌기 때문이다. 병석에 누워있는 오심 감독이 일어나더라도 정상적인 활동은 어렵다고 판단함에 따라 일본축구협회(JFA)는 후임자 인선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가와부치 사부로 일본축구협회장은 “오심 감독의 후임자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일본 현지 언론들은 오심 감독의 후임자에 대해 이런저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 국 모두 비상 시국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건도 걸려있는데 당장 내년 2월부터 시작될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도 준비해야 한다. 준비할 시간이 워낙 촉박하다. 일본의 경우, 소리마치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A대표팀까지 맡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원화 체제를 고집해온 일본이 정말 다급한 모양이다. 2원화냐, 단일화냐 문제는 최근까지 한국이 고민해온 문제다. 다행히 2원화 원칙으로 갈 확률이 높아졌으나 아직 후보군을 놓고 기술위원회 내부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책임지고 있는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후보군을 압축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며 답답함만 더해주고 있다. 동아시아 최강을 놓고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온 한국과 일본 축구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