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난정 이미지요? 논란이 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저야 사실 좋죠.” 솔직한 매력이 돋보이는 전혜빈(24)이 최근 출연하고 있는 SBS TV 월화사극 ‘왕과 나’ 속의 캐릭터에 대해 꾸밈없이 말했다.
전혜빈은 ‘왕과 나’에서 미스터리한 캐릭터 설영 역을 맡고 있다. 어릴 적 어머니를 잃는 충격에 잠시 실어증에 걸렸다가 노내시(신구 분) 일가에 대해 엄청난 복수극을 꿈꾸고 있는 인물이다. 궁궐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음모들이 대부분 설영의 계략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최근 스토리 전개에서 설영은 핵심적이다.
극에서 설영의 비중이 높아지자 지난 2001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사극 ‘여인천하’의 정난정(강수연 분)을 닮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왕과 나’와 ‘여인천하’는 모두 유동윤 작가와 김재형 PD가 호흡을 맞춰 만든 작품이다.
최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만난 전혜빈은 이런 지적에 대해 “설영의 캐릭터를 잡지 못해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작가와 상의를 했어요. 그 때 유동윤 작가님도 정난정을 얘기한 적이 있었죠. 정난정과 비교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스러워요”라고 말했다.
전혜빈은 설명의 캐릭터에 대해 “뱀 같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야심과 한이 있는 사람이죠. 대사를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섬뜩해지곤 해요”라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온갖 악행을 다 조정하고 있는 설영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전혜빈은 “작가님이 말하기를 미래는 설영도 몰라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요. 어려운 캐릭터이지만 무척 재미 있어요”라며 웃었다.
설영이 조정하고 있는 내시 정환수(안재모 분)와의 관계도 궁금하다. “설영은 심장이 차가운 캐릭터에요”라는 전혜빈은 “과연 이런 사람도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되지만 그래도 어쨌든 사람의 심장을 타고 났으니…. 하하, 모르죠”라며 여운을 남겼다.
최근 시청률 경쟁에서 MBC ‘이산’에 역전된 상황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철학을 갖고 있었다. “글쎄 말입니다. 이유가 뭘까요?”라며 반문한 전혜빈은 “우리는 지금 시청률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스토리 전개에 따라 다시 치고 올라갈 날이 있을 거에요. 강력한 경쟁 드라마가 있어 나쁘다기 보다는 오히려 좋아요. 서로가 더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죠”라며 생긋 웃었다.
‘왕과 나’를 통해서 연기자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노래도 했고 연기도 하고 있는데 제 정체성이 무얼까 생각하면 아직도 모호한 것이 사실이에요. 과거는 지울 수 없는 거잖아요. 모두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새로운 길을 잡은 이상 연기자 전혜빈으로 비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죠”라는 전혜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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