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이 나약한 선수는 대표팀에 남아있을 수 없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주장 김진규(22, 서울)는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 타슈켄트 공항에서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동료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다. 지난 17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타슈켄트 센트럴 아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축구 최종예선 5차전에서 올림픽팀은 극심한 빈공 끝에 우즈벡과 0-0으로 비겼다. 상대가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예상된 팀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했다. 극심한 골가뭄은 차치하더라도 내용조차 근래 보기드문 최악의 졸전이었다. 사실상 처음으로 시도했던 투톱을 활용한 공격 전술은 무의미한 플레이로 일관했고, 이렇다 할 찬스조차 만들지 못한 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허둥지둥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둘째치고, 김진규의 깜짝 발언이 주목을 끈다. 물론 어이없는 졸전으로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살리고자 주장으로서 좋은 취지에서 나온 발언일 것이다. 김진규 본인도 “동료들을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로 먼저 정신 무장을 철저히 해야겠다”고 말하며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일정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자칫하면 대표팀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오해도 살 수 있다. 매우 민감한 문제다. 설사 내분이 있다고 해도 외부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비쳐져야 한다. 다행히 올림픽팀은 시리아가 바레인과 1-1로 비겨주는 바람에 조 선두를 지켜내며 조금은 편하게 오는 21일 오후 8시 바레인과 예선 최종전을 준비할 수 있다. 비겨도 본선행이다. 하지만 고작 승점 1만 챙겨서는 축구팬들의 실망을 달랠 수 없다. 내용부터 스코어까지 완벽한 승리를 원한다. 어느 때보다 동료들간의 화합과 신뢰,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