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전성시대’(KBS 2TV) 초반은 ‘미진(이수경)-복수(김지훈)’ 커플의 전성시대였다. 이제 ‘며느리 전성시대’의 재미를 ‘복남(서영희)-인우(이필모)’ 커플이 이끌어 가고 있다.
복남이 서영희(27)는 극 초반 해리포터를 연상시키는 둥그런 검정색 안경과 추리한 트레이닝 복을 입고 사방을 쏘다녔다. ‘여배우는 아름답게 보여야 한다’는 것에서 과감하게 탈피했던 서영희. 망가지는 역에 올인했다. 저 사람이 서영희 인가 싶을 정도였다.
서영희가 사랑을 시작했다. 상대는 사돈집 총각. 대본만 쓸 줄 알았지 제대로 사랑 한번 해 본적 없는 복남의 짝은 바로 이필모다. 서로 싸우고 못 잡아 먹어서 으르렁거리는 작가와 조연출의 관계가 어느덧 안보면 보고 싶고 자꾸 눈에 아른아른 거리는 사랑으로 다가온 것. 급기야 이필모의 적극적인 사랑공세에 “안돼. 안돼.”하고 뒤로 빼던 복남 입에서 “사랑해요.”라는 대사가 튀어나왔다. 드디어 사랑에 눈뜬 복남, 서영희를 만났다.
- 이필모씨 인터뷰를 한달 전에 했다. 그때 이필모씨가 ‘서영희와 사적으로 친해지지 못해 아쉽다’라는 말을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저도 그 기사를 읽었다. 오빠한테 ‘대놓고 이야기하고 다니냐’고 말했다(웃음). 오빠랑은 꾸준히 친하다. 하지만 저도 술자리 좋아하고 오빠도 좋아하지만, 술자리라는 것이 다음날 아무것도 없어야 편하게 있는데 이상하게 계속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그런 자리가 초반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오빠랑은 걸어서 십 분 거리 정도로 가까운 이웃사촌이었는데 제가 얼마 전에 방배동을 떠났다(웃음).
- ‘며느리 전성시대’에서 이필모와 닭살 연기가 화제다. 이필모의 적극적인 애정공세가 복남도 빠져들고 있다.
▲‘싫어요’ ‘싫어요’ 하면서 ‘좋아요’로 간다. 복남이 연애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방법을 몰라서 피해 다닌 것이다. 하지만 복남이도 좋으니까 점차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 복남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복남이는 찍는 내내 재미있었다. 항상 우울해야 되는 캐릭터를 맡은 연기자는 촬영 현장에서도 그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는데 하지만 복남의 캐릭터는 그렇지 않다. 저는 현장에서 스태프들하고도 장난도 치고 웃고 그런다. 그것이 그대로 화면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너무 편하고 좋다. 감독님도 너무 좋으신 분인데, 감독님과 처음 만난 날 너무 재미있으시고 저도 업이 돼서 이게 인연이구나 싶었다.
- 극의 초반에 복남의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오버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초반에는 화를 내는 게 장면이 굉장히 많았다. 인생에 짜증나는 게 많았던 사람이었다. 안 풀리는 게 투성이었다. 이 사람 머리 속의 100%는 작품인데 글이 안 써져서 신경질을 굉장히 많이 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증도 나고 오버스럽다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말투가 공격적으로 갔던 것도 있는 듯하다. 처음에는 인상 쓰고 말 안하면 나오지 않는 말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버가 접어 든 것 같다. 지금은 복남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니까. 초반의 그런 오버는 없을 것이다.
- 극중에서 인우(이필모)와 겹사돈이라서 양가 모두가 결혼에 반대하고 있다. 겹사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을 것 같다. 겹사돈이라서 나빠질 것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오히려 합치면 명절 때 좋을 것 같다. 양쪽 집 두 번만 가면 되니까 오히려 좋은 점들이 더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호칭문제는 답답할 것 같다. 고모 이모, 그 점에 있어서 아이들이 혼란스러운 부분은 있을 듯. 하지만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겹사돈이 될 수 밖에 없다면, 그렇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게 맞는 것 같다.
- 앞으로 인우와 결혼해서는 어떤 며느리 상을 보여주게 되는가
▲극중 저희 족발집은 가부장스럽다. 그런데 이필모 집은 현대적인 집안이라서 오히려 현대적인 며느리 상으로 적응돼 가는 것을 보여줄 것 같다. 며느리보다 딸처럼 자기 할말은 하는 며느리 상을 보여줄 것 같다. 한편 현대적인 집안에서 조금은 고전적인 제가 들어가서 옛 것과 현대의 것이 맞물리면서 생기는 일들도 펼쳐질 것 같다.
- 실제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가.
▲너무 주도하는 사람은 싫다. 때로는 아빠 같고 때로는 아들 같고 그런 스타일이 좋다. 외모는 별로 안 본다. 너무 날카롭고 너무 마른 사람은 싫다. 통통한 사람이 좋다.
- 복남은 족발집에서 천덕꾸리기 신세다. 실제 집에서는 어떤 딸일까
▲첫째다. 여동생이 있다. 여동생이 언니 같은 느낌이다. 많이 챙겨주고 잔소리한다. ‘집에 일찍 들어와라’ ‘고만 좀 나가라’ ‘엄마한테 그러지 말아라’ 그렇게 한다. 부모님에 대해서는 굳이 ‘부모님의 인생을 책임져야 해’ 그런 것보다는 머릿속에 잠재돼 있는 게 있다. 맏이는 은연 중이 그런 게 있는 것 같기는 하다.
-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인가.
▲결혼은 늦게 해도 되는데 아기가 늦어지는 게 싫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은 애가 벌써 많이 컸다. 애가 말대꾸도 너무 잘한다. 내가 아기를 늦게 낳으면 ‘너 애기는 대학 가는데 난 초등학교 엄마면 어쩌냐’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것 생각하면 빨리 결혼하고 싶다.
- 결혼하기 전에 먼저 사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는 하지만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한다. 하지만 요즘은 재미있는 일을 찾고 싶다. 요즘 제일 자주 내뱉는 말이 ‘재미있는 일 없어?’ 그러고 있다. 누워서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지만 특별히 재미있는 것은 없다. 한가하지도 않지만 뭔가 아쉬운듯한 그런 게 있다. 그 뭔가를 생각해도 절대 생각이 안 나지만 어른들이 과거에 우리를 보면서 ‘나뭇잎만 떨어져도 재미 있을 때지’라고 말했는데 그런 어른들이 조금 이해가 되고 있다.
- 앞으로 어떤 연기를 선보이고 싶은가
▲앞으로 할게 더 많다. 할머니 될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차분한 것도 좋고 발랄한 것도 좋은데 편안한 연기를 하고 싶다. 미니시리즈도 너무 하고 싶고 사극도 해보고 싶다. 영화에서 진짜 사극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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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