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했다"
OSEN 기자
발행 2007.11.19 09: 06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했다". 조범현(49) 신임 KIA 감독이 창단 후 두 번째 최하위에 빠진 팀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전면적인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개혁의 첫 발은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펼치고 있는 가을캠프다. 의식개혁, 경쟁심 발현, 그리고 훈련 기법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조 감독은 "감독을 맡고 나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두 달 여 동안 코치생활(배터리)할 때부터 느낀 점이 많았다. 사실상 팀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 감독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두 가지. 일단 선수들에게서 전혀 의욕을 찾아 볼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선수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의식이 실종됐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KIA 선수들의 가장 큰 약점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고 최하위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조 감독은 의식개혁을 첫 번째 성과로 꼽았다. 그는 "남해 캠프에서는 기술훈련은 없었다. 운동보다는 선수들의 의식을 다시 일깨우는 작업에 주력했다. 왜 야구를 해야되는지, 다시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잡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서인지 이 곳 휴가에서는 선수들의 의욕이 많이 좋아졌다"며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대목은 단 10분만 훈련을 하더라도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점이다. 그는 "대충 때우기로 훈련을 하는 선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근육 자체가 최상의 상태를 기억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맥없는 스윙이나 안일한 플레이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수들의 의욕을 돋우기 위해 일종의 쇼크기법을 도입했다. 경쟁자들을 영입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조 감독은 외야수 강동우를 두산에서 트레이드 해왔고 방출선수들인 외야수 최경환과 내야수 안재만을 데려왔다. 곧바로 내외야진은 격전지로 돌변했다. 조 감독은 "KIA 선수들은 그동안 자신의 주전 자리에 안주했다. 현재 결정된 주전은 단 한 명도 없다.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온 것은 외야와 내야진에 경쟁심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미 투수들은 넘쳐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경쟁을 해야 팀 전력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또 하나 새로운 훈련기법을 도입했다. 이른바 맞춤식 훈련이다. 오후훈련에는 자신이 가장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 보완하는 훈련을 갖는다. 주루 번트 수비 타격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전반적인 기량 향상과 함께 이른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다. 조 감독은 "힘들지만 효과가 상당히 높다"고 밝히고 있다. 조 감독은 가을캠프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선수들의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많이 좋아졌다. 선수들이 지금까지 훈련을 해온 것이 아깝다며 12월에도 훈련을 하고 싶어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하고자 하는 의식이 생긴 점이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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