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영화 한 편 보려면 'CF 100개'
OSEN 기자
발행 2007.11.20 07: 53

TV에서 영화 한 편 보기가 겁날 정도다. 요즘 케이블 방송에는 영화 앞 뒤로 수십개씩의 CF가 붙는 것도 모잘라서 중간 광고까지 더해진다. 시청자들은 케이블 채널에서 영화 한 편 보려면 무려 100여개의 CF를 봐야하는 게 현실이다. 지난 주 한 케이블 채널이 방송한 외화 '전사 베오울프'. 최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애니메이션 '베오울프'와는 소재만 같을 뿐 전혀 다른 1999년판 올리버 코튼, 크리스토퍼 램버트 주연의 실사 영화다. 러닝타임 137분의 이 영화는 1, 2부로 나뉘어 방영되면서 시작 전에 벌써 자사 프로그램 소개를 포함, 20여분 동안 CF로 뜸을 들였다. 당연히 영화 중간 광고도 삽입됐다. 2부 방영 도중의 중간 광고 시간에 등장한 CF 숫자만도 20개. 대부업체를 시작으로 자동차, 휴대폰, 화장품, 건설회사, 식 음료, 은행, 해외펀드, 전자제품 등의 광고가 줄줄이 화면을 채우고 사라졌다. 다른 영화 채널도 사정은 마찬가지. 러닝타임 112분짜리 이준기 이문식 주연의 한국영화 '플라이 대디'를 방영한 한 채널도 당연히 100여개의 CF를 끼워넣었다. 역시 1, 2부로 나누어 방영하면서 영화 1부 중간광고로 등장한 CF 수는 24개. 상영시간은 짧지만 중간 광고 CF 숫자는 4개가 더 많았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3~4시간 짜리 장편 대작도 아닌 2시간 안팎의 영화들을 1, 2부로 나누어 방영하는 것조차 짜증 나는 일이다. 여기에 영화 앞 뒤의 CF야 다른 방송으로 잠깐 채널을 돌려서 피해갈수 있다지만 줄거리의 맥을 끊는 중간 광고에는 한숨만 내쉴 뿐이다. 지상파 TV의 영화프로들이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리거나 심야 시간대로 계속 밀려나는 현실 속에서 시청자들의 TV 영화 보기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