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강, '포인트가드가 똑똑하네'
OSEN 기자
발행 2007.11.20 08: 14

[OSEN=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포인트가드 하기 나름이다.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가 2라운드 중반으로 접어들며 서서히 순위 구도도 가려지고 있다. 외국인선수 하향평준화로 국내선수들의 비중이 커진 올 시즌 승패를 좌우하는 절대 요소 중 하나는 역시 포인트가드다. 잘 나가는 팀에는 잘 나가는 포인트가드들이 있다. 상위 4개팀 포인트가드들의 활약상을 점검한다. ▲ 동부 표명일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단독 선두 원주 동부에는 식스맨에서 주전으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표명일(32·182cm)이 있다. 지난 시즌 중 동부로 이적한 표명일은 전창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평균 13.9점·3.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3점슛이다. 평균 2.54개의 3점슛으로 이 부문 전체 4위에 올라있으며 3점슛 성공률도 47.8%로 전체 6위다. 신기성(KTF)의 이적 후 포인트가드난에 시달린 동부는 김주성과 외국인 센터로 구성된 트윈타워를 살릴 동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표명일이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대 골밑 수비를 밖으로 끌어내고 경기 템포도 효과 적절히 조절하며 그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 SK 김태술 서울 SK는 최근 몇 년간 팀 전체를 장악할 포인트가드의 부재가 아쉬웠다. 임재현(KCC)도 좋은 포인트가드였지만, 원가드로서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 많은 팀 전체를 장악하기에는 2% 부족했다. 하지만 정통 포인트가드 김태술(23·180cm)은 달랐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평균 11.3점·9.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 전체 1위. SK는 종종 대패를 당하는 경우가 잦지만 단독 3위(8승5패)다. 방성윤을 비롯한 득점원들의 입에 딱 맞는 어시스트를 공급하면서 필요할 때에는 직접 득점도 책임지는 김태술의 힘이다. 무엇보다도 ‘선패스 후득점’의 이타적 마인드가 SK와 궁합이 들어맞는다. 또한, 김진 감독이 펼치는 업템포 농구에도 적격이라는 평이다. ▲ KT&G 주희정 리그 최고의 스피드 팀으로 변모하며 4위를 달리고 있는 KT&G에는 ‘스피드의 대명사’ 주희정(30·181cm)이 있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경기당 36.0분을 소화하며 평균 12.6점·7.9어시스트·4.8어시스트로 한국판 제이슨 키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KT&G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속공(5.85개)을 성공시키고 있고 그 중심에 바로 ‘속공메이커’ 주희정이 자리하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특유의 활동량을 과시하며 팀의 부족한 부분가지 잘 메우고 있다. 결정적으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3점슛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2.08개의 3점슛으로 이 부문 전체 9위에 올라있고 성공률도 43.5%로 당당히 전체 10위에 랭크돼 있다. 당당히 무결점 포인트가드로 발돋움한 것이다. ▲ LG 이현민·박지현 특유의 벌떼농구로 2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창원 LG에는 ‘막강 투가드’ 이현민(24·173cm)과 박지현(28·183cm)이 있다. 신선우 감독은 투가드 시스템으로 두 선수를 활용시키는 시간이 많다. 이현민은 평균 평균 8.0점·4.0어시스트, 박지현은 평균 6.3점·2.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조직농구를 추구하는 LG에서 개인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이현민과 박지현은 빠르고 정확한 볼 처리와 패스워크로 팀의 원활한 볼 흐름에 힘쓰고 있다. LG에 생명과도 같은 일이다. 물론 오픈된 외곽슛도 문제없다. 게다가 두 선수는 수비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현민은 골밑 도움수비, 박지현은 상대의 패싱레인을 읽고 끊는 스틸 능력이 좋다. LG는 평균 75.1실점으로 이 부문 전체 2위에 올라있는 수비의 팀이다. 표명일-김태술-주희정-이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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