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완패' 男 배구, 투지와 기본기 '실종'
OSEN 기자
발행 2007.11.20 08: 45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하나 남자 배구 대표팀이 무기력하다. 유중탁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9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07 FIVB(국제배구연맹) 남자 월드컵 1라운드 2차전에서 홈팀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이전까지 역대 전적에서 60승 40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던 터라, 또 역사적으로 우리와는 영원한 라이벌이 될 수 밖에 없는 숙적이기 때문에 배구 팬들은 대표팀의 선전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 1세트부터 마지막 3세트까지 아예 반격할 틈이 없었다. 경기력부터 정신력까지 모든 부분에서 한국이 졌다.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정신력마저 실종됐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로 느껴진다. 늘 푸근한 웃음으로 뭇 사람들을 편안하게 했던 유중탁 감독도 코트 위 선수들의 무기력한 몸놀림을 보며 연신 고개를 저었고, 짜증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표팀은 세대교체라는 명목 하에 대학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12명의 선수 중 대학생이 절반에 가까운 5명이나 된다. 경험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전날 호주와 가진 첫 경기서 5세트 듀스가 27-27까지 가는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해 체력 저하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국은 일본전서 평소라면 쉽게 받아냈을 공도 엉성하게 처리했다.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블로킹 장벽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고, 리시브-서브 등 모든 게 불안했다. 완패할 수 밖에 없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었던 일본전. 단순한 패배로 받아들이기에는, 또 갑작스런 세대교체로 인한 단순한 성장통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국 배구의 자존심이 크게 상한 패배였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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