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수표 이문식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계속되는 흥행 도전에서 쓴 물을 들이키는 참이다. 왜 그럴까. 감칠맛 나는 조연으로 인기를 모았던 그는 정작 주연이 되고나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정진과 투톱으로 나선 '마파도'의 흥행 성공 이후에는 연전연패다. 출연작마다 그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지만 늘 2% 부족한 흡인력이 문제였다. 큰 기대를 걸고 15일 막을 올린 영화 '마을금고 습격사건'마저 개봉 첫 주말 6만여명 관객 동원에 그치며 박스오피스 6위로 떨어졌다. 2004년 최고의 화제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호흡을 맞췄던 '식 브라더스' 큰 형님 백윤식과 함께 출연한 작품이었기에 더 참담한 성적표다. 이들은 '타짜'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대한민국 사기꾼 사회의 전설인 김선생과 떠벌이 얼매 역으로 환상의 콤비를 선보였다. 이 영화에서의 호연에 힘입어 두 배우는 나란히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이문식은 다음해 '마파도'로 자리를 굳혔고, 백윤식도 10.26 사건을 다룬 '그 때 그사람들'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원톱 주연으로 자리잡은 다음부터 이문식의 흥행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한석규 등과 출연한 '구타유발자들' 을 시작으로 단독 주연 '공필두', 이준기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플라이 대디'가 연속으로 쓴 잔을 들었다. TV 드라마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101번째 프로포즈'마저 낮은 시청율을 기록, 그로기 상태에 빠진 흥행배우의 이미지에 유효타를 가했다. 여기에 전편의 흥행 성공을 등에 업고 개봉한 '마파도2'도 조용히 극장가에서 사라지더니 '마을금고 습격사건'마저 출발이 신통찮은 게 현실이다. 어리버리한 초짜 은행털이와 눈치백단 비리 경찰, 그리고 그들의 애물단지인 꼬마 한명을 중심으로 자꾸 꼬여만가는 하루를 그린 영화다. 사실 흥행 배우들의 잇따른 좌초는 이문식에 국한된 아픔만이 아니다. 장동건 정우성 강동원 등 톱스타들도 제 몫을 못할 정도로 요즘 관객들의 영화 선호는 배우 중심에서 스토리나 감독에게로 옮겨가는 중이다. 문제는 흥행 실패에 따른 후유증을 기존 톱스타들 보다 이문식처럼 감칠 맛 나는 조연에서 주연으로 성장한 연기파 배우들이 더 심하게 겪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한국영화의 위기로 제작 편수가 크게 감소함에 따라 이들의 주연 캐스팅 가능성이 계속 줄어들기 때문. '황산벌'의 거시기, '달마야 놀자'의 대봉 스님, '공공의 적' 폭력배 안수 등 숱한 흥행작에서 특유의 개성 연기를 선보였던 이문식의 빠른 부활을 기대해본다. mcgwire@osen.co.kr '마을금고 습격사건' 영화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