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경기가 남아 있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스라엘에 1-2 패배를 당해 급작스럽게 유로 2008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린 러시아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모습을 나타냈다. 히딩크 감독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8 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서 "크로아티아는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이긴 것처럼 잉글랜드와 경기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면서 "수비적인 경기를 하겠지만 투쟁심있게 경기에 임하는 게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의 발언은 크로아티아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에 짐으로써 잉글랜드와 처지가 완전히 바뀐 러시아로서는 잉글랜드-크로아티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본선 진출이 확정된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이를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6승3무2패 승점 21점을 기록하며 러시아는 8승2무1패 승점 26점의 크로아티아와 7승2무2패 승점 23점의 잉글랜드에 이어 조3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이스라엘과 경기를 평가하며 "우리가 승자가 될 수 있었지만 결국 패하고 말았다"면서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고 결국 패하고 말았다. 난 현실주의자다.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진 것이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러시아는 오는 22일 안도라와 원정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고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에 져야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잉글랜드는 22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오른다. 현재 러시아는 안도라에 승리를 거두더라도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와 비기면 승점은 24점으로 같아지지만 잉글랜드가 러시아와 상대전적(1승1패) 골득실(4득점 2실점)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앞둔 심정에 대해 "아직 뚜렷하게 우리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고 선을 그을 수 없다. 아직 경기는 남아 있고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호주를 거쳐 '히딩크 매직'의 신화를 이루어낸 히딩크 감독이 또 한 번의 마법을 펼쳐 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