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가 스스로 다혈질이라고 고백한데 이어 이번에는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영화 ‘싸움’(한지승 감독, 시네마서비스 제작)에서 버럭 화를 내거나 까칠한 여자로 변신한 김태희는 눈물과 땀으로 마스카라 범벅이 된 얼굴을 선보인다. 지금껏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라 충격적이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찢어진 옷, 눈물과 땀으로 마스카라 범벅이 된 얼굴로 라이터를 들고 있는 모습은 극 중 인물 진아의 과격하고 까칠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싸움’에서 김태희가 연기한 진아는 처음부터 까칠했던 것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눈꼽만큼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사건건 신경을 건드리고, 잘못에 대해 사과를 요구해도 무심하게 ‘유감이다’라고만 하는 적반하장 소심남 상민(설경구 분) 때문이다. 싸움본능이 깨어난 진아는 폭력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격모드로 돌입해 상민을 궁지로 몰아간다. 복수심과 분노에 눈이 먼 진아는 상민의 차를 들이받아 전복시키고, 차에서 탈출하려는 상민에게 철저하게 응징한다. 김태희는 이 장면을 위해 며칠동안 라이터 묘기에 매진했고, 클로즈업 장면도 대역없이 소화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죽을만큼 사랑했던 남녀가 서로의 본성을 알게 된 후 죽일듯이 싸우는 커플로 변신하는 하드보일드 로맨틱코미디 ‘싸움’은 12월 13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