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표팀과 상비군의 평가전이 열리기 전 오키나와 온나의 아카마 구장. 1루 덕아웃에 앉은 한 선수가 취재진에 둘러 싸여 있었다. 주인공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이호준(31). 이호준은 소속 팀과의 우선 협상 마지막 날인 17일 SK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났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호준은 4년간 총액 40억을 요구했고 SK는 4년간 30억 원을 제시해 협상 불발. 19일에는 조성우 롯데 스카우트와 만난 이호준은 한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취재진이 "언제 다시 만나기로 했냐"고 묻자 "약속하지 않았다. 다음에 전화 통화하기로 했다"고 답하자 옆에 있던 한 선수는 "그냥 제스처만 취하는 거네. 성의가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이호준에게 관심을 가지는 팀은 롯데를 포함해 4개 구단. 그러나 영입을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구단은 없다. 이호준도 직접 듣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을 정도. 올 시즌 101경기에 출장, 타율 3할1푼3리 110안타 14홈런 71타점 56득점 3도루로 SK의 든든한 해결사로 이름을 떨친 이호준은 팀의 한국시리즈 정상을 이끈 일등공신.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넉살 좋은 성격으로 덕아웃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재담꾼. 이호준을 잡기 위해서는 그를 유혹할 만한 계약 조건과 함께 구단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