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사부님'이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것 같다. 대표팀 주장 박찬호(34)가 어린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 10여 년간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 사례 1. 지난 14일 오키나와 온나의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상비군과의 평가전. 대표팀 좌완 권혁(24, 삼성)은 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박찬호는 고개 숙인 권혁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150km을 넘는 광속구를 가진 권혁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를 장착하면 위력이 배가 될 것이라며 그립을 잡는 요령부터 팔 스윙까지 상세히 알려줬다. 커브는 박찬호가 1990년대 중후반 다저스 주축 투수로 명성을 떨칠 때 주무기로 사용했던 구질. 권혁은 "박찬호 선배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싱글벙글. 메이저리그 113승을 거둔 거물의 원포인트 레슨이 꿈만 같을 뿐. # 사례 2. 18일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류현진(20, 한화)은 이날 밤 사우나에서 박찬호와 마주쳤다. "오늘 공을 던졌으니 내일 러닝으로 몸을 풀어야 한다"고 말하자 류현진은 '네'라는 한 마디 밖에 할 수 없었다. 19일은 선수단 휴식일. 평소보다 늦잠도 자고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대선배의 명령(?)에 괴물도 어찌할 수 없는 것. 류현진은 박찬호와 함께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캐치볼 등을 소화한 뒤 어깨 강화 훈련 등 그동안 알지 못했던 훈련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2시간 가량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류현진은 "그동안 몰랐던 훈련 방법을 많이 배웠다"며 "박찬호 선배님 전성기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는데 함께 훈련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