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 문제와 관련해 상반된 처지였던 한국과 일본이 모두 같은 처지가 됐다.
아시안컵 이후 오심 체제로 2010 월드컵을 향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일본이 오심 감독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이에 일본은 사실상 대표팀 감독 자리가 비게 되면서 4개월째 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인 한국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비슷하나 조금만 속을 살펴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아시안컵에서 4위에 머물렀지만 이비차 오심 감독을 재신임하며 2010 월드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아시안컵 이후 오심호는 유럽에서 스위스 등과 친선전을 펼치며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러던 중 오심 감독이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대표팀 감독 자리가 비게 생겼다. 그러나 큰 걱정은 없어 보인다.
오심 감독을 대체할 차기 감독이 준비된 상태이기 때문. 우선 우라와 레즈를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던 홀거 오직 감독의 이름이 일본 언론들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오심 감독이 아직 병상에 있는 상태에서 그의 회복을 기다려주는 것이 도의라면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상당 부분 오직 감독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대표팀 감독 인선을 놓고 4개월째 헛다리를 짚고 있다. 한국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3위에 올랐지만 직후 핌 베어벡 감독이 사임하며 대표팀 수장 자리를 비워놓고 있다. 그사이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대표팀 감독 인선을 놓고 논란을 일으켰고 대표선수들의 음주 파문을 겪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대표팀 감독 인선을 놓고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몇몇 유럽의 명장들의 이름이 오고가고 있지만 구체적인 것이 없다. 여기에 국내 감독들도 대표팀 감독에 대한 뜻을 드러내고 있지만 축구협회는 여론의 눈치만을 살펴보고 있다.
오는 26일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조추첨이 열리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행보가 시작되는 만큼 차기 감독 인선을 하루 빨리 확정지어야 하지만 축구협회는 마땅한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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